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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시체육회, 4일 옷값으로 매년 1억원..
문화

양산시체육회, 4일 옷값으로 매년 1억원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4/03/18 09:20 수정 2014.03.18 09:20
해마다 구매하는 도민체전 선수단복

시민 “겉치장보다 선수 실력 향상에 신경써야”

체육회 “양산 대표 선수단인 만큼 복장 중요”



“1년에 한 번, 기껏해야 4일 입을 옷을 매년 1억원 가까이 들여 새로 맞춘다는 건 누가 봐도 낭비 아닙니까? 선수단복은 양산을 대표할 수 있는 디자인 등으로 최소 몇 년 정도는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양산시체육회가 오는 4월 경남도민체전을 앞두고 선수단복을 일괄 제작하기로 했다. 선수단을 이끌 임원진에 대한 옷도 모두 새로 맞출 예정이다. 체육회가 제시한 입찰 상한선은 임원단복 한 벌에 22만원, 선수 운동복 한 벌에 7만7천원이다.

올해 양산시는 임원 210여명, 선수 560여명이 도민체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찰 상한가로 계산하면 이들이 구입할 선수단복은 모두 9천여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러한 선수단복 구매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산시 체육회가 지난해 선수단복 구매에 사용한 금액은 임원 217명에 6천293만원, 선수 564명에 4천342만8천원으로 모두 1억600여만원이다. 해마다 1억원가량 예산을 선수단복 구매에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체육회는 “도민체전에서 우리 선수단은 스포츠를 통해 양산시를 대표하는 것인 만큼 겉으로 보이는 모습도 중요하다”며 “다른 시ㆍ도와 비교되는 자리에서 우리만 중구난방으로 옷을 입고 입장하는 것은 우리 시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선수단복 구매 이유를 설명했다.

체육회는 선수단복을 해마다 바꾸는 이유에 대해서도 “선수가 매년 바뀌기 때문에 새로 맞춰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보다 열악한 군 단위에서도 해마다 선수단복을 맞춰 입고 온다는 점과 스포츠를 통해 우리 시를 알리는 광고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체육회의 선수단복 구매에 대해 시민 반응은 냉소적이다. 선수 운동복은 대회가 끝나도 꾸준히 입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지난해와 비교해 출전 선수 명단이 많이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학생 선수의 경우 달라진 신체 치수 등을 고려했을 때 해마다 구입할 수도 있다지만 임원단복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임원단복의 경우 도민체전 대회 기간인 4일 이후에는 입을 일이 거의 없다. 게다가 임원진 대부분 임기가 최소 2년이어서 참가 임원 명단이 매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해마다 단복을 새로 맞추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동에 사는 박아무개(42) 씨는 “체육관련 예산은 기본적으로 선수 실력 향상이나 기반시설 확충 등에 써야지 옷값으로만 해마다 1억원씩 쓴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선수들의 실력은 따라주지 못하는데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꾸미면 다른 도시 사람들이 속으로 얼마나 흉을 보겠냐”고 비판했다.

한편, 양산시는 지난해 대회에서 창원, 김해, 사천, 거제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반면, 통일된 선수단복과 ‘양산 지명 600주년 기념’ 모자 등을 착용해 개막식에서 입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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