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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4 지방선거 특집-원도심
“원도심 발전? 우선 사람부터 늘어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4/05/13 11:45 수정 2014.05.13 11:45
양산사람들이 희망하는 양산

- 원도심




원도심 공동화는 비단 양산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 어느 지역이든 신도시가 조성되는 곳은 반대로 기존 도심(원도심)의 몰락을 고민하게 된다.

이번 유권자 간담회는 양산지역 원도심의 상징인 중앙동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은 중앙동 사례를 바탕으로 물금과 범어 등 양산지역 다른 원도심의 문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원도심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유인철 원도심 활성화 사업은 중앙동이 양주동과 분동하기 전에 신도시 개발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업 필요성이 제기됐다. 처음에 1억5천만원 예산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하려다 삼성동과 강서동까지 포함해서 원도심활성화추진위원회를 재구성했고, 예산도 1억원을 추가해 2억5천으로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그게 2009년이다.

용역결과 쇼핑, 행정, 교육, 역사문화, 전통관광중심의 5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이 세워졌고 2030년 최종 완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 예산은 2천400억원 정도다.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과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유인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추상적이다’ 이런 비판이 있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원래 계획이란 게 추상적인 것이다. 추상에서 시작해 구체적인 것들을 계속 만들어 내는 거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부분은 사실이다. 이는 행정의 연속성과 연관된 부분이라 그렇다. 민선시장이 바뀌면서 행정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다보니 그렇다. 전임 시장 당시 시작한 다른 사업들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있다 보니 원도심 사업도 조금 더디게 진행되는 거다.


▶이번에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에도 떨어졌다. 결국 원도심 활성화 내용이 부실한 것 아닌가?


유인철 도시재생 선도사업에 전국에서 98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이들 지자체 모두 정치권에 압박을 가해가며 사업 선정에 힘을 쏟았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던 거다.

우리가 제안한 사업 내용 자체는 좋았다고 평가받았다. 이 사업은 원도심 발전에 꼭 필요한 만큼 공청회도 열면서 주민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비록 도시재생 선도사업에는 떨어졌지만 전략적 계획사업 등 다른 항목으로 사업 추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진성도 시장 상인 입장에서 한마디 하자면 지금 원도심 사업은 아쉬움이 많다. 남부시장만 봐도 시장에 지붕을 씌우는 아케이드 공사와 주차장 조성 등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는데 원하는 만큼 효과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시설에는 어느 정도 투자가 이뤄졌으니 알맹이를 채울 시점이다. 시장껍데기만 바꿀 게 아니라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게 된다.


성희정 원도심 계획 가운데 광장조성 계획은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광장을 바탕으로 한 젊음의 거리 조성 계획에 적극 공감한다. 젊은층이 늘어나면 도시 분위기가 달라진다. 가까이 있는 울산만 봐도 젊음의 거리를 조성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지 않나. 겨울 눈꽃축제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공연이 자주 열리는데 그렇게 하니까 도심 일대가 살아나는 것이다.

▶남부시장과 다르게 북부시장은 투자가 많이 부족해 보이는데, 북부시장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진성도 지금 북부시장 상가는 모두 250여개다. 하지만 실제 운영을 하는 상인은 70~80명 정도다. 상인 한 명이 2~3개씩 점포를 운영하는데 사실 창고로 많이 활용한다. 시설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사실 많이 낡았다. 시장 자체가 거의 죽어가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가 자체가 여유 자금이 없다. 솔직히 양산시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최근 ‘먹거리 코너’를 통해 활성화를 추진 중인데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생각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오는 손님들이 꽤 있었는데 이제 슬슬 줄고 있다. 공무원들이 일부러 찾아와서 먹고 그러면서 노력을 보이는데 솔직히 먹거리 코너에 콘텐츠가 없지 않나.


▶원도심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나?


진성도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떠난다는 것이다. 원도심 사람들이 계속 신도시로 가고 있다. 주택이나 아파트가 들어서야 상가도 활성화되고, 상가가 활성화해야 도심 전체가 활성화한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것이다. 중앙동은 학군도 괜찮은데 주거지가 없다. 학교 주변으로 주택단지가 들어서야 한다.

솔직히 제2청사도 원도심 활성화에 나름 기여를 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중앙동 일대에 근로자복지회관과 노인회관, 장애인복지관 등을 새로 짓고 있어 사실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어쨌거나 인구다. 젊은 사람이건 나이 많은 사람이건 많은 인구가 유입돼야 한다. 그래야 지금 계획하는 광장이든 뭐든 되는 것이다. 경제만 볼 게 아니라 문화까지 접목시켜서 실제 마을 전체가 질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성희정 사람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정말 공감한다. 원도심은 사람이 문제다. 양산초만 하더라도 학생 수가 부족해 존폐 이야기까지 나왔다. 실제 올해 초 학생이 부족해 다른 학교에서 전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많은 애를 썼다.

사실 아파트가 들어선다하니까 인구유입에 대해 많이 기대하고 있다. 지금 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원도심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사를 오겠다는 사람도 많더라. 그렇게되면 양산초 학생도 늘어날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광장 형태의 원도심 개발은 좋아 보인다. 무엇보다 젊음의 거리를 통해 활기 넘치는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거리마다 나름의 특색을 부여하면 낡은 거리 자체가 하나의 테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유인철 원도심의 최고 단점은 생산능력이 없는 노인이 많고 젊은층이 없다는 점이다. 아는 사람 중에 초등학교 갈 나이가 된 아이를 둔 부모가 있어서 내가 ‘이왕이면 양산초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거기(원도심)는 할머니 할어버지가 애들 키우는 곳이라 교육 환경이 안 좋다’고 대답하더라. 그정도로 원도심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다.

그러니 일단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학생도 늘어나고 학생이 늘어나야 학원도 생긴다. 그렇게 경제 규모가 커져야 하는 것이다. 2~3년 지나서 지금 계획 중인 아파트까지 다 들어서면 원도심도 많이 달라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어쨌거나 양산이 성장하려면 원도심, 중앙동이 살아야 한다. 지금 원도심 사업을 통해 젊음의 거리, 광고의 거리, 차 없는 거리, 먹자골목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하나의 ‘모토’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광장’이다. 광장이 돼야 다른 것들도 가능하다.

양산초 문제는 화제초를 보면 된다. 화제초는 학교 운영을 위해 총동창회가 정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총동창회가 나서자 학부모는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기부금을 내는 등 학교 살리기에 온 힘을 다했다. 지금 화제초는 시골학교임에도 서로 입학시키려고 난리다.


▶끝으로 6.4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원도심 활성화와  관련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진성도 부산에서 살다 양산에 온 지 10년 정도 됐다. 현재 상북면 소토리에 살고 있는데 시내(중앙동)로 내려오면 거리가 너무 지저분해 보인다. 원도심을 살리려면 우선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낡은 것과 지저분한 것은 다르다. 도시가 오래됐다 해서 지저분할 이유가 없다.

우선 마을부터 깨끗해야 사람들이 오고 싶어할 것이다. 삼일로 간판정비 사업을 하면서 전선지중화 사업이 같이 진행됐는데 거리가 깨끗해지니까 동네가 산뜻해졌다. 이런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길 바란다.


성희정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정치 기간이 4년이 될지 더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정치를 하는 동안 민심을 살펴달라. 우리 동네가, 우리 양산시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지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많은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공청회든 무엇이든 시민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좀 더 세세하게 민심을 살펴달라는 이 말 만큼은 명심해줬으면 한다.


유인철 시의원, 도의원, 시장 이런 사람들을 우리가 활용해야 한다. 공무원도 마찬가지고. 다들 우리 머슴 아닌가. 대신 주인이 원하는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소신껏 할 수 있도록 응원도 해야 한다.

경북 청도에 작은 농장이 하나 있어서 시설 허가 문제로 청도군청을 몇 번 방문한 적 있다. 청도군 공무원들은 허가나기 힘든 부분이 있으면 경북도청에 문의까지 해가면서 되게끔 애를 쓰더라. 자기 지역에 한 사람이라도 더 들어와서 살게 하려고 말이다. 그런데 양산은 그렇지 않다. 허가 하나 받으려고 6개월 동안 다툰 적도 있다.

원도심 사업, 언제까지 우리 주민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야 하는지 모르겠다. 공무원들이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금 후보 대부분이 원도심 활성화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도로 확장, 만남의 광장 조성, 문화센터 건립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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