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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이란 이름으로 농업과 관광을 연계하고, 나아가 배움의 과정으로 확대해나가는 현장의 목소리.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양산지역 농업과 관광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본다.
▶(사)양산농촌체험관광협회가 창립한 지 3년째다. 양산시 관광농업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이며, 지원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나.
정석진 ‘양산들愛(애)’ 브랜드를 만들 때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회원 교육과 행사, 기술센터 내 사무실을 지원받았다. 담당부서에서 지원 방안을 찾고 있으나 시의회 등에서는 아직 관광농업 쪽으로 인식이 부족해 지원이 잘 안 되는 현실이다.
또한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눈에 잘 보이는 부분에 지원을 하는데 소프트웨어 쪽으로도 지원을 많이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다보니 지원에 대한 행정의 인식 부족이 아쉽다. 변해야 할 부분이다.
우미경 지난해 교육농장 관련 지원을 받은 게 전부다. 현재 법기마을은 마을 전체가 관광지로 돼 있어서 주변 도시에서도 농업관광 관련 공무원, 귀농인 등이 많이 찾아온다.
그 사람들이 마을을 보면 꼭 ‘정부에서 지원 많이 받으셨겠네’라는 말을 한다. 처음에는 ‘지원 정책이 많은데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못 받고 있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실제로 알아보니 아직 양산은 농업관광에 대한 지원이 별로 없다는 게 현실이다.
정재균 지난해 10월 경상남도에서 계곡 정비 예산으로 4억원 정도가 내려왔다. 양산시에서도 그 무렵 도로 정비 등 인프라 구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양산시보다는 농촌진흥청이 지원은 오히려 더 잘 돼 있다. 농진청은 이쪽 분야 전문가다보니 직접 농원을 찾아와 애착을 갖고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저는 시보다는 농촌진흥청이 전문가라 판단해 그쪽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
정선량 무엇보다 시장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장이 도로에 관심이 많으면 도로가, 건물에 관심이 많으면 건물이 늘어난다. 따라서 시장이 직접 관심을 보여야 한다.
지난해 물안뜰 마을(대석마을)에 양산시 지원으로 상여행렬 축제가 열렸다. 그런데 올해는 시에서 축제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민간에서 먼저 좋은 기획을 만들었으면 행정에서 관심을 갖고 지속해서 지원해야 하나의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동호 1997년 당시 양산시 관광농원 1호로 시작한 게 우리 명사관광농원이다. 당시 시설자금을 융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설비 융자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후에 내용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농원을 시작하면서 사업자로 분류돼 농업인으로 받던 해택마저 누릴 수 없게 됐다.
농업관광 정책이 양산시 문화관광과와 농업기술센터로 나눠져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두 기관이 서로 소통하며 업무와 정책을 연계해 함께 연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행정 지원 부족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산업 종사자들의 연구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정석진 사실 관광농업은 우리나라에 90년대 초반 처음 시도됐다. 당시 민박 마을 등 정부에서 관광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 인식 부족으로 실패했다.
2000년도까지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관광농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일본 정책을 그대로 베껴오는 정도였다.
아직도 지자체에서는 관광농업을 농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농업인 소득의 20%만이 순수 농업 소득이고 나머지 80%는 농업 외 체험, 관광 등에 의한 소득이다.
최근에야 농업관광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일반 농업 종사자들에게도 많은 인식 변화가 일어나야 행정은 물론 시의회 등과 관광농업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유문화 농업도 상품에 대한 전달, 홍보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농업과 양산역사문화를 함께 엮어서 상품화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양산이 역사문화에 대한 발굴과 관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행정에서도 그런 분야에 자료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사실 양산이 부산보다 역사가 깊고 관광상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 문화재 발굴과 관리가 적극 필요하다.
더불어 지금 양산지역 아이들이 시외로 단체견학을 많이 하는데 지역 내 문화체험 공간이 많은 만큼 이들의 관심을 지역으로 돌려야 한다. 양산은 힐링, 건강, 레저 등을 중심으로 많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지만 홍보의 장이 없다.
행정에서 관련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정기적으로 토론도 하고 정책을 연구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양산시 관광과 농업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본다.
정선량 농촌관광에 직접 속해있지 않은 공무원들이라면 아이디어를 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시민으로부터 아이디어도 받고 각종 공모를 통해 상품 개발에도 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런 시민 인식은 가만히 놔둬서 높아지는게 아닌 만큼 실제 농업과 관광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또 굳이 농촌이 아니더라도 공장에도 공장만의 문화가 있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라는 콘텐츠 하나로 많은 체험객들을 불러 모은다.
양산에도 이처럼 견학하고 사람들이 둘러볼 수 있는 공장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작은 돌에도 이야기를 붙일 수 있듯관광에 대한 아이디어는 찾아내기 나름이다.
우미경 앞서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문화관광과와 농업기술센터의 연계성이 너무 떨어진다. 농원에서 어떤 일을 할 경우 서로 업무에 대해 알지 못한다.
농업관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컨설팅이 가능한 전담부서가 생겼으면 좋겠다. 흔희 말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농촌, 숲 밖에 없다. 이른 소중한 자원들은 꼭 지키고 가꿔가야 한다.
▶끝으로 관광농업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또는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역 정치인들에게 한 마디.
정선량 지금 양산 곳곳에 이팝나무가 활짝 피고 있다. 우리 시목이 이팝나무인데 정작 이팝 축제는 다른 지역에서 열린다. 우리 시의 소중한 자산인 이팝나무를 활용한 축제도 좋다.
다른 시ㆍ군에 가보면 1년 내내 축제를 한다. 규모가 클 필요도 없다. 작지만 속이 꽉 찬 축제를 매달 열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유문화 양산시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과 교육 공무원 등에게 양산의 농촌을 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정기적인 현장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동호 지금 법적인 제한이 많다. 지난해 제가 매실을 가공해 엑기스를 만들다가 불법이라고 고발을 당한 적 있다. 주거지역이 아닌 곳에서 상품 가공이 이뤄졌다는 이유다.
농원 규모가 크다보니 당연히 주거지역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데…. 답답하다. 이러한 규제는 당연히 완화해야 한다.
양산시농산물유통센터도 활용해야 한다. 거기는 농산물 가공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거기서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산에서 생산된 상품을 양산에서 가공하고 그걸 다시 양산에 판다는 것, 이게 바로 ‘로컬푸드(local food)’다.
정석진 먼저 관광농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농산물 제조ㆍ가공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고 관련 조례를 정비해 상품 생산이 쉽도록 해야 한다. 또 내 고장을 잘 알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에게 직접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업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시에서 나서줘야 한다. 전체 인구의 2%도 되지 않는 농업인들인 만큼 하나로 뭉쳐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