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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동연 양산시장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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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의 거센 파도가 몰아쳤지만 결국 새누리당의 견고한 방파제를 넘지 못했다.
무소속 바람은 미미했다. 지난 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나동연 후보가 54.44%(6만4천213표)의 지지를 받아 37.74%(4만4천523표)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일권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무소속 윤장우 후보는 4.47%(5천277표), 이강원 후보는 3.33%(3천93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일권 후보는 역대 양산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새누리당 나동연 시장 역시 역대 양산시장 후보 최고 득표율을 얻으면서 격차를 벌렸다.
역대 양산시장 후보 최고 득표율은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오근섭 후보의 48.73%로, 50%를 넘기지 못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던 나 시장의 지난 제5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득표율은 42.30%였다.
나동연 시장은 읍ㆍ면ㆍ동별 득표에서 김일권 후보 출신 지역인 강서동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유일하게 패배한 강서동에서 1천362표를 얻어 1천759표를 기록하며 이 지역 1위를 차지한 김 후보와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았다.
반면 김일권 후보 입장에서는 유입인구가 많아 야권 성향으로 분류돼 기대를 모았던 물금읍과 양주동마저 뒤지면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나동연 시장은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농촌과 원도심지역은 물론 물금신도시 아파트단지 표까지 쓸어담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재선에 성공한 나 시장은 “선거운동 막바지에 국가와 양산을 위해 제발 잘해달라며 오히려 부탁하던 시민의 절절함을 뼛속 깊이 새겨 시민이 공감하고 체감하는 행정을 펼치도록 하겠다”며 “나를 포함해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시민에게 무거운 책임감으로 스스로 다잡고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추진 방침과 관련해 “초선 때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정도 행정으로 튼튼한 기반을 잡았다고 판단하며, 앞으로 4년 동안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시민 안전과 행복을 우선하는 적극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팍팍한 살림살이를 잊지 않는 올바른 정신 자세야말로 밝은 행정의 원천”이라며 “나 자신에게 엄격한 목민관이 될 테니 시민도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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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세 곳 모두 어렵지 않게 승리했다.
제1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ㆍ상북ㆍ하북)에서는 새누리당 성경호 후보가 48.33%(1만9천778표)로 새정치민주연합 윤재영 후보(32.35%, 1만3천241표)와 무소속 이영수 후보(19.30%, 7천900표)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윤 후보는 한때 물금읍지역 개표에서 추격을 벌이기도 했지만 성 후보는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당선됐다.
나머지 도의원 두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50%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가볍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제2선거구(삼성ㆍ중앙ㆍ동면ㆍ양주)에서는 새누리당 정재환 후보가 52.14%(2만778표)의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양산시의원 비례대표 출신으로 도의원에 도전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정석자 후보는 33.19%(1만3천228표)를 얻었고, 무소속 김창수 후보는 14.66%(5천84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창수 후보가 경선을 치르지 않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야권 표가 분산돼 이렇다 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제3선거구는 새누리당 박인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허용복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내면서 압승했다. 박 후보가 65.58%(23만128표)를 얻었지만 허 후보는 34.41%(1만2천135표)에 그쳤다. 제3선거구는 새누리당 결집력과 박 후보의 대중 인지도가 맞물리면서 싱거운 승부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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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의원 선거에서는 이른바 ‘기호 2번’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가운데 비례대표를 포함해 5명이 대거 당선되면서 그동안 새누리당 일색이었던 시의회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선거구별 1명의 후보를 내면서 표가 결집됐던 새정치민주연합과 달리 새누리당은 당선 가능 인원인 2~3명의 후보를 내면서 표가 분산돼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한 후보에게 표가 집중된 선거구는 오히려 새누리당 후보가 다른 새누리당 후보의 낙선을 유도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가 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는 새누리당 후보 가운데 ‘1-가’를 받은 김효진 후보만 당선됐다. 김 후보는 24.36%(7만100표)로 1위를 차지해 재선에 성공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임정섭 후보가 21.96%(6천402표)로 뒤를 이었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말태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원동면의 표가 임정섭 후보와 하영철 후보로 분산되면서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물금읍 표를 대거 쓸어 담으면서 17.12%(4천991표)를 얻어 3위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박 후보는 양산시의회 최초로 4선 의원이 됐다. 반면 새누리당 김영철 후보는 15.06%(4천389표)로 고배를 마셨고, 현역 의원인 박정문 후보는 13.05%(3천803표)로 맥없이 물러났다. 통합진보당 이은영 후보는 4.90%(1천430표), 무소속 하영철 후보는 3.52%(1천26표)에 머물렀다.
나 선거구(상북ㆍ하북)는 무소속 돌풍이 일었다. ‘1-가’를 받은 새누리당 정경효 후보가 33.42%(4천36표)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무소속 이종희 후보가 30.14%(3천640표)로 2선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최영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3선을 바라봤던 최영호 후보는 24.64%(2천976표)에 그쳤고, 통합진보당 박재우 후보는 11.79%(1천424표)를 얻으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선권에는 미치지 못했다. 나 선거구에서 상북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하북면에서 두 명의 시의원을 배출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야권 표가 무소속 이종희 후보에게 몰린 데다 정경효 후보가 ‘1-가’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최영호 후보의 텃밭인 상북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얻은 반면 최영호 후보는 하북면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 결국 3위에 머물렀다.
여기에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던 석계산단 조성 문제로 상북면 주민 표가 통합진보당인 박재우 후보에게 기울면서 이변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다 선거구(중앙ㆍ삼성)는 새누리당 후보가 독식했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이 후보를 내고서도 유일하게 낙선한 지역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된 데는 한 명의 후보가 표를 독식한 다른 선거구와 달리 두 후보에게 골고루 나뉘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상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새누리당 한옥문 후보와 김정희 후보는 각각 35.32%(5천253표)와 25.50%(3천793표)를 얻으면서 나란히 당선됐다. 새누리당 소속 현역 의원이었다 경선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던 이용식 후보는 지지 기반인 중앙동에서 선전했지만 20.03%(2천980표)에 머물러 낙선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강상인 후보는 19.13%(2천845표)에 그쳐 ‘기호 2번’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라 선거구(동면ㆍ양주)는 7명의 후보가 출마해 5명의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각축을 벌이면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다. 24.70%(6천222표)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상걸 후보가 처음부터 1위로 치고 나간 뒤를 이어 새누리당 황신선, 이기준, 이호근 후보와 무소속 심경숙 후보가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황신선, 이기준 후보가 당선권에 꾸준히 머물렀고, 이호근 후보와 심경숙 후보가 추격하는 양산으로 개표가 전개됐지만 동면지역 개표가 진행된 이후 이호근 후보가 뒷심을 발휘하면서 2위까지 올랐고, 결국 황신선 후보가 당선권에서 밀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유일한 선출직 여성 의원이었던 심경숙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나머지 후보를 추격권에 뒀지만 결국 따라 잡지 못했다.
이상걸 후보와 함께 당선된 이호근 후보는 19.40%(4천886표), 이기준 후보는 17.61%(4천435표)를 얻었다. 반면 황신선 후보는 16.93%(4천264표)로 ‘1-가’를 배정받은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낙선했고, 무소속 심경숙 후보 15.15%(3천817표), 무소속 김홍두 후보 3.55%(896표), 무소속 류형진 후보가 2.63%(664표)로 뒤를 이었다.
마 선거구(서창ㆍ소주)와 바 선거구(평산ㆍ덕계)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한 자리씩 나눠 가졌고, ‘1-가’를 배정받은 후보가 몰표를 받으면서 같은 당 다른 후보의 낙선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마 선거구는 양산시의회 의장으로 양산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이채화 후보가 정치적 무게감에다 ‘1-가’의 위력까지 더하면서 39.53%(7천191표)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박대조 후보가 18.42%(3천351표)로 2위에 올라 당선됐다. 박 후보는 개인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당선돼 ‘기호 2번’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것으로 평가된다.
시의회 부의장으로 현역 의원인 서진부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줄곧 2위에 머물며 당선 가능성을 높였지만 개표 막판 뒤집히면서 불과 256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서 후보는 17.01%(3천95표)를 얻었다. 새누리당 신현묵 후보 14.05%(2천557표), 무소속 김무근 후보 5.53%(1천7표), 무소속 이윤대 후보가 5.44%(990표)로 뒤를 이었다.
바 선거구는 새누리당 이상정 후보가 45.05%(7천639표)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이 후보가 얻은 7천639표는 이번 6.4 지방선거에 나선 시의원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다. 이 후보는 자신의 기반인 덕계동은 물론 같은 당 황윤영 후보의 기반인 평산동에서도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면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반면 황윤영 후보는 평산동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서 23.40%(3천969표)로 무너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일배 후보는 전 지역에서 고른 득표율을 보이면서 31.45%(5천348표)로 이상정 후보 뒤를 이어 2위에 올라 당선됐다.
양산시의원 비례대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한 자리씩 나눠 가졌다. 새누리당은 56.79%(6만5천127표), 새정치민주연합 37.45%(4만2천949표), 통합진보당 5.75%(6천601표)를 얻었다. 이로써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1순위 후보였던 이정애 후보와 차예경 후보가 당선됐다.
한편,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양산시는 최종 투표율 54%로 경남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양산시 유권자는 22만2천151명으로, 이 가운데 11만9천885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전국 평균 투표율은 56.8%, 경남도 평균 투표율은 59.8%였다. 경남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하동군으로 78.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