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매실 수확을 앞두고 일손 부족으로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원봉사 손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양산시는 언론 등을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 홍보에 나섰지만 8일 현재까지 원동면사무소와 농업기술센터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은 없다.
양산시는 자원봉사 부족 이유를 지난해 불거진 ‘진드기’ 사건과 더불어 매실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원동면사무소는 “지난해 매실 수확 끝 무렵 진드기 사건이 보도되면서 자원봉사 손길이 끊기기 시작했다”며 “게다가 매실 가격 하락과 매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자원봉사자가 급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배분도 문제다. 현재 자원봉사 신청을 하면 양산시는 매실작목반에 이들을 모두 연결시켜 준다. 이후 자원봉사자 농가별 배분은 매실작목반에서 일괄 관리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매실작목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의 경우 자원봉사자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주말 지역농협 직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섰지만 매실작목반이 아닌 농가들은 단 한 명의 일손도 도움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원동면은 “자원봉사자를 우리가 일일이 농가별로 지정해주면 결국 빠지는 농가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작목반에 권한을 주는 게 형평성이나 효율성 모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목반 소속이 아닌 농가에서는 “실제 일손이 가장 시급한 곳은 비작목반”이라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비작목반 농가는 “일손이 부족하기는 작목반이나 비작목반이나 마찬가지인데 자원봉사자는 그나마 젊은 사람들이 많은 작목반에만 도움을 주고 있다”며 “나이 많은 노인들이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비작목반부터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부족한 일손에 수확도 못한 채 농민들은 익어가는 매실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