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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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의회는 1일 오후 2시 제13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거를 시작했다. 이날 박말태 의원(무소속, 물금ㆍ원동ㆍ강서)이 불참해 박일배 의원(새정치연합, 평산ㆍ덕계)이 임시의장으로 본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의장단 선거를 놓고 담합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회 소동이 빚어졌다.
이상걸 의원(새정치연합, 동면ㆍ양주)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이번 의장 선거가 한 특정정당 모임을 통해 사전에 의장과 부의장을 확정해 새로 시작되는 본회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에 대한 전말이 파악될 때까지 의장 선출 연기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박일배 임시의장이 본회의 시작 9분 만에 전격 정회를 선언하면서 회의가 중단됐다. 새누리당 의원 반발 속에 새정치연합 의원 5명이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차량으로 시의회를 완전히 벗어나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책 회의를 진행한 뒤 오후 3시 50분 임시의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이행하지 않았다(<지방자치법 54조>)는 근거를 들어 이채화 의원(새누리, 서창ㆍ소주)을 임시의장으로 내세웠고 새누리당 9명과 무소속 1명 등 10명만 참석해 의장단 선거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옥문 의원(새누리, 중앙ㆍ삼성)과 정경효 의원(새누리, 상북ㆍ하북)이 몰표(10표)를 받아 일사천리로 의장과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튿날 이어진 상임위원장 선거도 파행이 예상됐다. 박일배 의원이 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면서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반쪽 의장단 선출에 대한 반격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 예상대로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제2차 본회의는 시작과 동시에 의원 간 협의할 것이 있다며 정회됐다.
하지만 오전 10시 박일배 의원은 사전 연락 없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 시각 새정치연합 의원 전원은 본회의장에 전격 등원해 상임위원장 선거에 참석, 제2차 본회의가 시작됐다.
박말태 의원 불참으로 의원 15명이 참석해 진행한 선거에서 14표를 받은 김효진 의원(새누리, 물금ㆍ원동ㆍ강서)이 1표를 받은 박대조 의원(새정치연합, 서창ㆍ소주)을 누르고 기획행정위원장에 당선됐다. 도시건설위원장에는 12표를 받은 이상정 의원(새누리, 평산ㆍ덕계)이 2표를 받은 이채화 의원과 1표를 받은 박말태 의원을 누르고 당선돼 새누리당이 2석을 차지했다.
반면, 의회운영위원장에는 박일배 의원이 13표를 얻어 각각 1표를 얻은 이종희 의원(무소속, 상북ㆍ하북)과 김정희 의원(새누리, 중앙ㆍ삼성)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상임위원장 3석 가운데 새누리당 2석과 새정치연합 1석을 사이좋게 나눠 가진 셈이 됐다.
바로 직전까지 대립각을 세웠던 여야가 정작 선거에 들어가서 서로 상대 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야합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기자회견장에 일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박일배 의원은 “몰랐다. 바빠서 잊어버렸다”는 황당 해명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이상걸 의원은 “새누리당 횡포에 맞서 보이콧하려 했지만 생활정치를 위해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설득해 상임위원장 선거에 참석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의원들은 이를 의식한 듯 개원식에서 정치색을 빼고 시민 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제6대 시의회는 여야 모두 시작부터 힘겨루기, 감투싸움, 패거리 정치 등 구태를 답습하면서 시민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