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양산시의회 개원 첫날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이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 간 담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불참한 것이다. 다행히 이튿날 야당 의원들이 의회에 출석하면서 파행이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시작부터 시민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게 됐다.
의장단 임기가 끝나고 새롭게 원 구성을 할 때면 매번 담합과 야합 의혹으로 얼룩진다. 이는 기초의회 정당공천으로 인한 편 가르기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의장단 선출방식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의장단 선출은 교황선출방식이다. 이는 의장과 부의장 후보가 공식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고, 투표권자인 의원 전원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의원을 대상으로 한 명에게 기표하는 방식이다. 물론 무기명 비밀투표다.
이 방식은 의장이 되고자 하는 의원이 자신의 열정과 비전을 개별 의원에게 알려 표를 얻게 되는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물밑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 등 밀실거래에 의해 투표 전 당선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의장단을 싹쓸이하면서 파행으로 이어지고,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대의기관인 기초의회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때로는 감투싸움에 소속 정당을 넘어 같은 당 의원끼리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뽑힌 기초의회 의원들이 가장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방식으로 의회의 수장을 선출하고 있는 셈이다. 교황선출방식을 고집하는 명분이 무엇이건 기초의회가 올곧은 대의 민주정치의 장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시민의 뜻에 찬물을 끼얹는 방식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이유로 의장단 선출을 교황선출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보등록과 정견 발표가 가능한 민주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후보 등록 후 의장단을 뽑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기초의회가 늘고 있다.
그동안 양산시의회 내부에서도 교황선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개별 의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본격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제6대 시의회도 개원과 함께 ‘화합’을 내걸었다. 16명 의원 전원이 정치색을 빼고 당을 떠나 현실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하지만 제도 변경 없는 이러한 외침은 공허한 울림일 뿐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