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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양산시 채용엔 ‘내정자’가 있다?..
사회

[기자수첩] 양산시 채용엔 ‘내정자’가 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4/07/15 09:43 수정 2014.07.15 09:42



 
 
공고 기간은 모두 8일이지만 이 가운데 이틀은 주말이다. 남은 6일 가운데 실제 지원서를 접수하는 날은 이틀. 우편 신청은 안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시간 내 구직자 본인이 직접 방문ㆍ신청해야 한다. 필요한 제출 서류는 최소 6개. 관련 경력이 있거나 자격증이 있는 경우 증명서가 필요해 모두 8개 이상 서류를 갖춰야 한다.

양산시가 지난달 25일 공고한 ‘양산시 무기계약근로자 채용계획’ 내용이다. 양산시 안전행정과는 3D과학체험관 운영요원 2명과 도로보수원 1명을 뽑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기자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양산시 기간제 근로자(인턴, 강사 포함) 채용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첫 번째는 늦은 공고로 구직자가 원서 신청 기간을 놓치는 문제를 지적했고, 두 번째는 양산시가 채용과정에서 일주일이라는 짧은 원서접수 기간을 고집하는 이유를 물었다.

첫 번째 보도 후 나동연 시장은 일선 공무원들에게 원서접수일보다 공고일이 늦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구직자 입장을 배려한 즉각적인 조치여서 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두 번째 보도 후 양산시 원서접수는 오히려 더 짧아졌다.

이번 안전행정과 공고가 그렇다. 모두 3명의 근로자를 뽑는 이번 채용의 원서접수 기간은 7월 1일과 2일 단 이틀뿐이었다. 전자우편이나 일반우편을 통한 신청도 안 됐다. 오직 지원자가 직접 시청을 찾아 신청해야 했다. 구직자가 매일 시청 홈페이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자칫 접수 기간을 놓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 원서접수 기간을 놓쳐 이번 채용에 응시하지 못한 구직자도 있다. 기자가 짧은 채용기간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과는 “해당 부서에서 업무 공백 등을 이유로 비어 있는 자리를 빨리 채우길 원하는 경우가 많아 원서 접수를 짧게 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나름 납득할만한 해명이다. 업무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공백은 짧을수록 좋다. 하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갑작스러운 퇴직에 의한 게 아니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기간이 있는 경우라는 점에서 양산시 해명이 아쉽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산시 채용은 이미 내정된 사람이 있다’라는 뜬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양산시가 내정자를 정해놓고 다른 경쟁자를 줄이려고 일부러 원서접수 기간을 짧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소문’일 뿐이겠지만 양산시가 불필요한 의심의 단초를 제공했음은 분명하다.

양산시가 진정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업무 공백을 줄이고 싶다면 공고기간을 앞당기고 원서접수기간을 충분히 늘려 더 많은 구직자가 지원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전행정과 채용공고 담당자는 “앞으로 구직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채용기간을 늘리는 일, 어려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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