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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야구도시 양산’ 안 될 것 없다..
오피니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야구도시 양산’ 안 될 것 없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4/08/19 11:10 수정 2014.08.19 11:09



원동중 야구부 신화
초ㆍ중ㆍ고 학교야구로 연계하고
경기장, 훈련시설 등 인프라
확대해 나가는 스포츠 마케팅
건강도시 브랜드와 함께
레포츠 산업 논의 필요하다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7년 연속 500만 관중이 몰리고 있는 스포츠가 프로야구다. IMF 사태로 모두가 힘들어할 때 야구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박찬호 선수의 활약은 국민에게 위안을 줬고, 지금은 류현진과 추신수, 그리고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 선수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으로 야구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로 성장했다. 그 결과 야구선수가 되려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일반인도 취미생활로 야구경기를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우리 양산만 해도 야구협회가 주관하는 사회인야구가 6개 리그에 90개팀이 참가해 주말마다 대전을 치르고 있다.

양산시리틀야구단이 전국대회를 제패하는 등 양산 야구 열기는 취미생활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양산 야구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원동중학교 야구부 때문이다. 면 전체 인구가 3천명이 조금 넘을 뿐인 원동면의 유일한 중학교, 원동중은 45년 전통이 무색하게 재학생이 줄어들기 시작해 폐교 위기에 봉착했다.

갈수록 줄어드는 농촌인구 탓이기도 하지만 남아있는 아이도 교통 발달로 도시 중학교로 나가는 바람에 신입생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원동면 유일의 중학교 문을 닫게 할 수는 없다는 주민 바람은 야구부 창단이라는 묘수를 두게 됐는데 이것이 희한하게 맞아떨어졌다.

이웃 부산은 국내 제2의 도시이면서 구도(球都)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야구팬이 많은 곳이다. 학교 야구도 오랫동안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인근 울산시와 경남 일부 지역에서 야구를 하던 초등생이 진학하기에는 중ㆍ고등학교 야구부가 부족한 실정이다.

자연히 중도탈락하거나 아예 야구부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착안한 원동중학교는 양산시와 교육청, 야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2011년 3월 야구단을 창단했다. 기숙사가 마련되고 전교생이 모두 야구를 취미생활로 가졌다. 야구를 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갖춰지니 입소문을 듣고 인근 지역에서 희망자가 몰려들었다. 대부분 한 번 좌절을 경험했던 아이들인지라 투지가 넘쳤다.

원동중 야구부는 창단 2년 만에 대형사 고를 쳤다.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그것도 전통의 강호 부산 대동중학교를 결승에서 물리쳤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국대회 우승은 대번에 전국의 관심을 끌게 됐다. 중앙 매스컴이 앞을 다퉈 시골 원동중을 찾았다.

인간승리 드라마로 구성된 다큐멘터리가 방송을 타면서 선수들은 일약 스타가 됐다. 공부와 운동을 철저히 겸비하는 학교와 신념으로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진과 부모 이야기가 전국에 퍼져 나갔다. 그들은 작은 영웅이 됐고 올해 다시 전 국대회를 2연패하면서 지난해 우승이 반짝하는 일과성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양산시는 원동중 야구부 성장과 함께 숙제를 안게 됐다. 지역에 고교 야구부가 없어 원동중 야구선수들은 3학년 2학기가 되면 다른 도시로 미리 전학을 가야 할 형편에 놓인 것이다. 어차피 중학교 야구부를 창단해 인재를 육성시켰으니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연계하는 선수 수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야구인의 소망이었다.
 
지난해부터 애를 써 온 결과 올해 안에 물금고에 야구부를 창단한다는 계획이 결실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양산에서 야구가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구장이 없어 학교 운동장을 빌리거나 심지어는 자동차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공터에서 시합하기도 했다.

지금은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호포리의 황산문화체육공원과 물금구장, 부산대 부지 등 대여섯개 구장에서 매 주말 사회인야구가 열리고 있다.

현대는 레저시대다. 먹고살기에 바둥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생각하는 웰빙시대인 것이다. 삶의 질 향상은 시대 소명이 됐고, 달리 말하면 지역발전 패러다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은 대도시 인접환경과 기상조건이 좋아 스포츠 단체 전지 훈련장으로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양산운동장에서 축구경기가 열려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제대로 된 야구장이 있다면 프로야구도 유치할 수 있다. 이미 몇몇 도시는 스포츠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도 못 할 게 없다. 건강도시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양산이 아닌가. 레포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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