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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토론 문화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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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토론 문화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4/09/16 10:26 수정 2014.09.16 10:24



아이부터 어른까지
정치인마저 나서 선동하는
막말 퍼레이드 끝은 없는가
교육에서 풀어야 한다는 충언
인성교육과 토론학습 통해
막말 병폐에서 해방시키자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요즘 세태를 빗대어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막말’이다. 작게는 가족과 이웃, 친구에게 생각 없이 퍼붓는 막말에서부터, 크게는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한테까지 도가 넘는 막말을 쏘아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막말을 해대는 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초문명사회에서 언어폭력이 다반사가 된 배경에는 권위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진단이 설득력이 있다.

정보화 사회의 급진적인 발전에 기인한 매스컴 영향력 확대와 손 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 위력 또한 부정적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다자간 통신이 익명성을 용인한 상태에서 지속하고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 보니 무작위 대상에 대한 분노가 반사회적 언어로 표출되고 있다.

청소년 교육현장 목소리도 심각하다. 대부분 초등학생 손에 쥐어져 있는 스마트폰은 타인과 물리적 접근을 통한 놀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어차피 상대를 알지 못하니 서로에 대한 예의범절은 지킬 필요가 없다. 부모나 교사들은 자신 목적에만 맞으면 그 외 문제는 모른 체하기 쉽다.

‘말썽만 부리지 않으면’, ‘공부만 잘하면’ 다른 것은 대충 넘어가고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에게 권위를 인정받는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TV를 틀기만 하면 경쟁이라도 하듯 쏟아지는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장식하는 건 비생산적인 가십거리 폭로전이다.

이제 겨우 20대가 된 아이돌 스타들은 어린 시절 비행을 자랑이라도 하듯 들려주는데, 말썽 피우지 않고 학업에 매진하여 학창시절을 보낸 모범생들이 오히려 스스로 못난 사람으로 생각들 정도다. 여기서도 여과되지 않은 언어가 남발한다. 케이블TV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도 시청률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연예인 신변잡기에 목매는 것은 매한가지다.

정치권은 아예 막말 파노라마를 펼치고 있다. 겉으로는 국민의 대변자인 듯 떠들지만 속내는 저희들 사익과 보신을 위해 저급한 언어폭력과 막말 고공행진을 서슴지 않고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한 국민이 정부를 향해 던지는 비난과 원망은 들어줄 가치라도 있지만 역성을 드는듯 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을 선동하는 일부 정치 지도자의 추태는 고스란히 국격을 떨어뜨리는 원흉에 불과하다.

사회 각 계층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길을 잃고 헤매는 미개인 집단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말에 책임지지 않는 사회로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원인을 다양하게 규명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많은 사회 원로들은 입을 모아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지속적인 토론 교육을 통해 자신 말에 책임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양산 출신 교육계 원로인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토론할 때 감정을 제어하는 법, 경쟁 속에서 규칙을 지키는 법, 말에 책임지는 법을 가르쳐야 할 교육자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청소년 상대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한 지인에 따르면, 지속적인 토론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첫째 남의 말을 들어주는 참을성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자신 의견이 상대와 다를 때 어떻게 설득하는 것이 옳은지 스스로 습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 집단에서 가장 배척되는 성향은 ‘목소리가 큰 사람’이라고 한다. 감정이 지나쳐 일방적인 주장을 펴는 것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토론을 자주 하다 보면 거친 언어나 반사회적인 속어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참가하는 아이들 스스로 지나친 말을 사용할 때 서로가 그것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우리 어른이 새겨들을 만한 것이다. 추석 전 한 언론 보도에서 20대 초반 여대생이 거리 시위 연단에서 정부와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는 뉴스를 읽었다. 주변을 지나던 성인도 일부 동조해서 부추겼다니 할 말이 없다. 말이라는 것은 한 번 밖으로 나오면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그저 나온 것이 아니다. 도리를 깨닫는 인성교육과 제대로 된 토론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막말의 병폐에서 해방되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오늘날 가정과 학교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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