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을 한 채 자신의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20대가 구속됐다. 양산경찰서(서장 박이갑)는 지난 2일 오전 4시 10분께 하북면 한 아파트 5층과 16층 사이 계단, 복도 등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낸 혐의로 김아무개(27)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16층에서 5층까지 불이 쉽게 번지도록 계단 틈 사이로 나일론 끈을 늘어놓고 일회용 라이터와 신문지를 이용해 불을 붙이고 달아났다. 하지만 때마침 귀가하던 주민이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꺼 대형 화제로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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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찰서는 당초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 등에 찍힌 CCTV를 통해 긴 머리에 분홍 점퍼 차림을 한 20대 여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운전자가 아파트 주민의 아들인 김 씨라는 점을 확인하고 용의자인 여성과 김 씨 체격 등이 비슷한 점을 고려해 여장 범행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결국 양산경찰서는 김 씨가 자신의 원룸 근처에 버리고 간 쓰레기봉투에서 CCTV에 찍힌 여성의 옷과 범행 계획표 등을 발견, 잠복수사 끝에 지난 6일 새벽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로 들어가던 김 씨를 검거했다.
김 씨는 “분식집 운영 등 사업이 실패해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여장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경찰서는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과 함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