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자력발전소 인근 수산물과 토양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과자치연구소, 광주ㆍ경주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들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고리ㆍ영광ㆍ월성ㆍ울진 원전 반경 5km 이내에서 수산물과 해조류, 토양 등 59개 시료를 채취해 방사성 오염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2개 시료(20.3%)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134, 137과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고리원전의 경우 22개 시료 가운데 7개(31.8%)에서 방사성물질이 나와 검출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근 주민 불안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국내 식품 허용 기준치인 100Bq(베크렐)에 못 미치는 미량이었지만 원전이 없는 일반 지역보다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원전 인근 지역이 방사성물질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고리원전 배수구 주변에서 채취한 해초와 다시마에서 평균 1.31B q의 요오드-131이 검출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갑상샘암을 일으키는 물질인 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로 아주 짧다. 때문에 시료 채취로 분석된 농도보다 실제 오염 농도가 더 높을 수 있다.
또한 반감기가 짧은 요오드가 배수구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환경단체들은 정밀 조사와 분석을 거친 후 원전 오염수 배출을 금지하고 원전 주변 주민 갑상샘암 발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의 이러한 주장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세슘과 요오드는 원전 주변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지역에서 검출되는 양”이라며 지난해 원전 주변 조사와 및 원자력안전기술원 전국 환경시료 조사결과 세슘과 요오드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검출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