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낳은 아기를 비닐봉투에 담아 버려 숨지게 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양산경찰서는 지난 1일 물금읍 한 주유소 컨테이너 숙소 인근에서 태어난 지 1~2일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생아가 숨진 채 발견돼 수사에 나섰다.
아기를 최초 발견한 김아무개(30) 씨는 “사람인지 인형인지 모르지만 이상하다”며 동료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동료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아기는 맨 몸 상태로 쓰레기와 함께 비닐봉투 안에 담겨 있었다.
양산경찰서는 아기가 생활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점을 토대로 발견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탐문수사를 벌여왔다.
수사 끝에 양산경찰서는 최초 발견자인 김 씨 여자친구 정아무개(25)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추적에 나섰다.
김 씨에 따르면 여자친구인 정 씨는 지난달까지 김 씨와 함께 주유소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다 30일께 건강이 안 좋다며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여자친구 배가 나오긴 했지만 평소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해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 씨와 전화통화로 자수를 유도한 뒤 이날 낮 12시께 동대구역 인근에서 체포했다.
정 씨는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이 발각될까봐 무서웠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컨테이너 숙소 신발장, 이불, 화장실 등에서 출산 흔적으로 보이는 혈흔을 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아기의 DNA와 대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