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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한 숟가락 떠 맛부터 봤다. 맑은 국물이지만 매운 고추와 마늘 등 각종 양념으로 얼큰하고 진했다. 버섯과 콩나물에서 우러나온 향이 입안을 시원하게 휘감았다. 끝 맛에는 고소함도 배어 있다.
국자로 접시에 생선살과 각종 채소, 그리고 국물을 듬뿍 떠 담았다. 생선살은 퍽퍽하지 않았다.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가시 발라내는 게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맛을 생각하면 그 정도 수고쯤이야. 돌솥밥과 함께 나온 숭늉 역시 10여 가지 곡물을 우려내 마치 건강음료를 마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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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 윤정자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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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강민호 선수가 매운탕을 먹고 나서 ‘최고’라며 감탄했다는데 이해가 됐다. 숟가락질 할 때마다 ‘어~’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애주가라면 해장하러 왔다가 한 잔 더 하고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음식 맛의 80%는 재료에서 나와요. 그래서 싱싱한 재료를 넉넉히 써야 해요. 저희가 자연산만 고집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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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 입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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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이나 양식이나 회 맛은 똑같다? 입맛은 각자 다르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장맛도 다 똑같을까? 호미곶 장은 빛깔부터 다르다. 초고추장은 검붉으며 진하다. 색만큼 맛도 다르다. 초고추장치곤 새콤함이 덜하다. 단맛은 조금 짙다. 점도가 높아 회를 찍었을 때 잘 흐르지 않는다. 적당한 매운맛은 ‘날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볍게 씻어내 준다. 쌈장도 마찬가지. 직접 만든 쌈장은 짠맛이 덜하고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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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담은 쌈장에 찍은 삼식이 회 한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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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뿐만 아니라 상 위에 차려지는 모든 음식이 윤 대표 손끝에서 나온다. 사실 손맛은 예전부터 유명했다. 주변에서 식당을 해 보라고 권유할 정도였고, 그런 권유에 자신감을 얻어 식당을 열었으니 음식들이 맛있을 수밖에.
메뉴는 많지 않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삼식이(쏨뱅이) 매운탕과 각종 회, 그리고 구룡포 과메기가 대표 메뉴다. 여름철에는 매실 육수를 사용하는 ‘가자미 물회’도 별미.
과메기 역시 호미곶에서 직접 가져온다. 공장이나 건조기에서 말린 게 아니다. 청정지역 해풍을 고스란히 맞으며 천천히 말린 ‘원조’ 과메기다. 해풍과 일조량이 적당해야 하는 만큼 같은 구룡포라 해도 집집이 맛이 다르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 그래서 같은 ‘구룡포 과메기’라 해도 맛은 천지 차이다. 비린 맛이 나지 않는 윤 대표의 과메기는 겨울철 없어서 못 파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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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식이(쏨뱅이) 매운탕과 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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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가게를 찾는 손님을 ‘가족’이라 표현했다. 10년 넘게 장사하다 보니 단골이 많아 저절로 ‘가족’이 됐다. 가족이 먹을 음식인 만큼 ‘정직’을 최고로 삼는다.
“음식은 정직해야죠. 맛은 속인다고 속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맛있게 드셨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늘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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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곶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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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양산시 양주3길 19-2
■ 연락처: 055-386-1144
■ 가격: 돌솥청국장(1만원), 삼식이탕(중 3만5천원, 대 4만5천원) 도루묵(중 3만원, 대 4만원), 도다리회(시세), 포항물회(1만2천원), 영덕대게탕(중 4만원, 대 6만원), 구룡포 과메기(3만원), 봄도다리쑥국(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