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동면이 시끄럽다. 마을 이장 선거에 주민 간 고성이 오가고 면사무소를 항의 방문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동면 호포마을은 최근 마을개발위원회를 통해 정아무개 씨를 이장으로 추천했으나 정 씨가 <양산시 이ㆍ통ㆍ반장 임명ㆍ위촉에 관한 규칙>에 따른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면장으로부터 임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면사무소는 “(주민이 추천한) 정 씨는 ‘이ㆍ통장은 선출 공고일 현재 계속하여 2년 이상 해당 이ㆍ통에 거주한 25세 이상인자로 한다’는 규정에 어긋나 자격이 없다”며 “호포마을은 자격조건을 충족하는 이장 후보를 다시 추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씨는 지난해 10월 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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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동면 호포마을 주민들이 동면사무소를 찾아 자신들이 추천한 정 아무개 씨를 이장으로 임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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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평생을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데 고작 한 달 주소지가 다른 곳이었다고 (이장을) 못하게 하나”라며 “차라리 이장 없이 사는 한이 있더라도 (정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은 이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동면사무소는 규칙에 어긋나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면사무소는 “주민이 다른 이장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과거 양주동처럼 공모를 통해 임명하는 수밖에 없다”며 “3월부터는 이장이 할 일이 많은 만큼 공모는 이달 안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기마을도 이장 추천을 놓고 논란이다. 동면사무소에 따르면 법기마을은 2명의 후보가 나왔다가 도중 한 명이 사퇴해 남은 한 명이 이장 후보로 추천됐다. 그런데 추천된 이장이 다른 후보를 협박해 사퇴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돌며 주민이 이장 임명 반대 민원을 제기해 논란이 발생했다. 동면사무소는 법기마을 역시 공고를 통한 이장 선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장을 공모로 뽑는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공모를 통한 임명은 자격만 갖출 경우 주민 의견과 관계없이 이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포마을 주민이 공모로 이장을 뽑을 경우 “이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이장 선출을 놓고 논란이 발생하는 가운데 행정이 보다 적극 나서 주민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규칙만 강조하고 ‘공모’ 등 편리한 방법으로 이장을 뽑는다면 이장 임명 이후에도 후유증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민 화합을 이끌어내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