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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창간하고 석 달 뒤부턴가 제가 신문발송 일을 돕기 시작했어요. 그게 <양산시민신문>과 첫 만남이죠. 당시엔 발행 부수도 많았고 넥센타이어 사보까지 같이 하던 터라 일손이 많이 필요했는데 이제 많이 줄어들어 솔직히 안타까워요”
북정동에 사는 강 씨는 남편과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양산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33년 전 이사와 결혼하고 줄곧 양산에 살고 있으니 고향과 다를 바 없다. 강 씨는 (사)한자녀더갖기 운동연합 양산지부 회원으로 지역사회 봉사도 하지만 그래도 일상은 평범한 주부다. 평범하기에 더 궁금했다. <양산시민신문>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 말이다.
“솔직히 <양산시민신문>이 처음에 어떤 모습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10년도 넘은 일이고, 당시에 신문사 일을 돕긴 했지만 신문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지금도 잘 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 동안 신문에서 느껴지는 건 있어요. <양산시민신문>이 입바른 소리를 잘한다는 거죠”
‘입바른 소리를 잘한다’는 그의 칭찬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그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강 씨의 칭찬은 어쩌면 입바른 소리를 더 잘하라는 ‘압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강 씨가 말하는 ‘입바른 소리’는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을 다시 일깨우는 한마디였다.
입바른 소리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일. 12년 동안 매주 한 번 이상 신문 발송작업을 도우며 강 씨는 신문업계 환경이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람이자, 신문 필요성을 가장 잘 아는 독자다. 그래서일까? 그는 인터뷰 내내 “입바른 소리 잘하는 좋은 신문인데…. 신문을 봐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중앙지와 비교하는 건 사실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큰 범위에서 보면 지역신문이 좀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당연하잖아요. 대신 중앙지보다 우리 지역 소식을 깨알같이 소개해 주잖아요. 그게 지역신문 역할 아닌가요?”
강 씨는 본지가 해야 할 역할을 또 하나 짚었다. ‘깨알 같은 지역 소식’은 결국 좀 더 시민 가까이, 좀 더 주민생활에 밀착하는 신문이 돼야 한다는 의미일 터. 강 씨가 “양산에 대해 어떤 중앙지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해 줄 수 있겠냐”라며 “양산 사람이라면 지역 소식부터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민 입장에서 보면 보이는 것 같아요. 저처럼 대중교통을 타거나 걸어 다니는 시민은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분들이 느끼지 못하는 불편이 참 커요. 때론 불편을 넘어 위험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기자들이 이런 부분도 챙겨야 하잖아요. 물론 시민이 불편과 위험을 제보해주면 좋겠지만 기자들도 가끔은 직접 걸어 다니면서 지역 곳곳의 문제점을 찾아내면 좋겠어요”
20분 남짓 인터뷰를 통해 강 씨는 기자가 지역신문의 역할을 하나하나 다시 곱씹도록 만들었다. 시민과 더욱 가깝게,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불편을 찾아 주저 없이 입바른 소리 하는 신문. 그래, 그게 지역신문의 역할이었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