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운영 취지와 안 맞아” 근로자 편의 묵살 비판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사업 철회까지 논의됐던 산업단지 무료통근버스 운행이 산단 내부 순환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양산시는 오는 10일 입찰을 거쳐 운영업체를 선정하고 15일부터 사업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택시업계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시간을 줄이고 운행 노선 역시 산단 입구에서부터 산단 내부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키로 했다.
운영은 어곡과 산막산단협의회가 양산시상공업연합회와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은 어곡과 산막산단에서 각각 1대씩 운영하며, 버스는 출근 시간(오전 7시 30분~ 8시 30분)과 퇴근 시간(오후 6시~7시 30분)에 30분 단위로 3회 운행한다.
하지만 양산시의 이러한 운영 방침에 대해 통근버스 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근버스가 시내 지역을 오가지 않고 산단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형태는 실제 근로자 출ㆍ퇴근 불편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통근버스 배차 간격 역시 30분씩 출ㆍ퇴근 시각 각각 3차례만 운행해 시내버스 배차시간과 연계했을 경우 출ㆍ퇴근 시간 단축에 별다른 도움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택시업계 반발도 있고 그런 민원 반영 차원에서 운행 시간과 횟수를 다소 줄였다”며 “일단 통근버스 운영을 시작하는 게 중요한 만큼 앞으로 택시업계, 산업단지 관계자들과 계속 논의해서 좋은 방향을 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산시는 “일단 6일 양산시상공업연합회가 이사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인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사업은 이대로 추진하게 될 것 같다”며 “올해는 일단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고 내년도 사업을 위해 올해 5~6월 중 국토교통부 승인(고시)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업을 최초 공모 신청한 차예경 양산시의원(새정치연합, 비례)은 양산시의 이 같은 운영방침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사업의 원래 목적을 무시한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이 사업을 공모한 이유는 최저임금을 받는, 차 없는 근로자들이 적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 산단에 취업할 수 있도록, 그래서 궁극적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단순히 근로자를 실어 나르는 목적이 아닌데 이런 취지를 양산시가 택시업계에 제대로 설명이나 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현재 산단으로 가는 시내버스 배차 시간이 30~40분인데 그 버스를 타고 산단 입구에 내려서 다시 통근버스를 기다렸다 탄다는 것은 근로자 편의 제공 취지를 완전히 뭉개버린 것”이라며 “사업 취지와 전혀 맞지 않은 행정편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산시가 통근버스 운영으로 택시업계가 얼마나 손해를 보는가에 대해 조사는 해 봤는지, 과연 이 방법밖에 없었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며 “오는 임시회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