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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통근버스 기사가 오보? “비겁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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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근버스 기사가 오보? “비겁한 변명입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04/07 09:40 수정 2015.04.07 09:38



 
 
“결국 만약 고시ㆍ공고 문제가 통과되더라도 택시 업계 반발 때문에 통근버스 운행이 안 된다는 것 아닙니까?” - 기자

“(고시ㆍ공고) 통과 자체가 힘들죠. (시장님께서) 택시기사들이랑 면담할 때도 ‘(민원이 생겨서) 안 되면 통근버스 운행은 못 하는 거지’라고 말씀하시고…” - 담당 공무원

‘오보’(誤報)는 글자 그대로 ‘잘못된 사실을 알렸다’는 뜻이다. 이른바 ‘팩트’(Fact, 사실) 확인을 ‘기본 중의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언론사와 기자 입장에서 ‘오보’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7일자(568호) 신문에 “산단 통근버스, 시작도 못 하고 ‘없던 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양산시가 어곡, 산막산단 근로자를 위해 통근버스를 운영하려다 택시 등 관련 업계 반발에 막혀 사업을 포기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나가고 산단 근로자들은 물론 입주 기업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산단 근로자들은 통근버스 운영을 계획대로 해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했다. 그러던 차에 본지 편집국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시청 과장급 공무원이었다.

그는 해당 기사를 거론하며 “공무원 사이에서 이 기사가 오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평소 편집국장과 친분이 있던 터라 걱정이 된 모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보도에 사실과 다른 내용은 전혀 없다. 취재 당시 통근버스 담당 공무원은 기자 질문에 분명히 “안 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라고 답했다. 전화 통화에서도 그랬고,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그랬다. 그 자리에는 제3의 인물도 함께 있었다.

물론 보도 이후인 지난달 19일 양산시는 택시업계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어 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긴 했다. 그 이후 양산시는 산단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형태로 통근버스를 운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오보’ 소문이 어곡과 산막산단 근로자, 기업인들에게도 전해졌다는 점이다. 기업인들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양산시는 통근버스를 정상 운영한다는데 정말 오보인 거냐’라며 거듭 확인을 요구했고 기자는 일일이 해명해야 했다.

물론 공무원 입장도 이해는 된다. 산단 관계자의 쏟아지는 항의에 ‘사업은 잘 추진되고 있다, 기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변명했을 것이다. 왜? 그게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니까.

하지만 그 변명은 분명 ‘거짓말’이다. 그 거짓말에 본지와 기자의 신뢰는 추락했다. 게다가 아직 수많은 산단 관계자들이 그 기사를 ‘오보’라 믿고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한다면 그 피해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다시 한 번 통근버스 담당 공무원에게 묻는다. 정말 그 기사가 오보인가? 무능한 행정의 결과를 언론사 실수 탓으로 돌리는 건 좀 ‘비겁한 변명’ 아닌가? 여전히 ‘오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달라. 기자는 언제든 ‘해명’할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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