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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자 이야기] “정치인이 눈치 보는 신문 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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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이야기] “정치인이 눈치 보는 신문 돼 달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04/21 09:26 수정 2015.04.21 09:23
자영업자 공구철 씨



독자이야기 다섯 번째 주인공인 공구철(36) 씨는 북부동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독자다. 본지를 구독하기 시작한 건 지난 1월부터니까 이제 갓 3개월이 된 ‘병아리 독자’인 셈.

하지만 ‘병아리’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공 씨는 그간 지역 정치계에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해 온 터라 본지뿐만 아니라 중앙지와 다른 지역신문까지 두루 봐 온 ‘눈 높은’ 독자다.

“<양산시민신문> 구독은 최근에서야 하게 됐지만 안지는 사실 오래됐죠. 개인적으로 구독하지 않아도 사무실에서 받아봐서 쭉 봐왔거든요”

공 씨는 20대 중반부터 정치권에서 일했다. 스스로 정치인이 되겠다 꿈꾸진 않았지만 10년 가까이 정치판에서 굴렀다. 선거가 있으면 캠프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했고 선거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와 유권자로, 당원으로 지냈다.

지역 정치계에서 오래 일한 탓일까? 공 씨는 신문의 정치면에 관심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솔직히 신문을 꼼꼼히 다 읽지는 않아요. 신문이 배송돼 오면 앞에서 3~4면 정도만 보고 덮는 경우가 많아요. 관심 가는 면은 주로 정치, 사회면이라고 봐야죠”

공 씨가 신문을 꼼꼼히 읽지 않는 이유에는 ‘스마트폰’의 영향도 크다.

“요즘 다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편하잖아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볼 수 있으니까요”

공 씨의 말대로 스마트폰, 특히 SNS의 발달로 종이 신문의 위기가 가속화 된 건 중앙지도 마찬가지겠지만 지역신문은 그 충격이 더 크다. 시장 규모와 신문사 역량 차이 때문이다. 최근 본지도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솔직히 늦은 감이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신문 내용이 10년 전에 비해 나아졌다는 평가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확실히 1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체계가 잘 갖춰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주변에서도 ‘내용이 풍부해졌다’, ‘읽을거리가 많아졌다’ 이런 평가가 많죠”

내용이 풍부해졌고 지면 구성도 깔끔해졌다는 말은 독자이야기를 진행하며 자주 듣는 얘기다. 10년 넘게 신문을 만들었는데 나아지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

공 씨는 인터뷰를 하는 내내 공무원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시장과 국회의원, 도ㆍ시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물론 고위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견제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인이나 공무원 비리 등에 관한 기사가 좀 없는 것 같습니다. 선출직 공무원 임기가 4년인데, 공약을 얼마나 제대로 이행하는지 수시로 평가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선거철에만 할 게 아니라 임기 중간 중간 얼마나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따지고 매듭지어줘야죠. 행정을 견제해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약속한 부분을 얼마나 이행하고 있는지 당연히 챙겨봐야 하는거죠”

공 씨는 시민과의 소통 공간을 더 넓혀줄 것도 주문했다. 시민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놓을 수 있도록 지면을 더 많이 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게 지역신문의 역할이고 힘이라 믿고 있었다.

“신문사도 회사인데 기자들 사명감만으로 꾸려나갈 수 없다는 점은 압니다. 최소한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도 공무원만큼은 신문을 무서워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눈치 보는 신문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독자를 늘려 집집마다 <양산시민신문>이 들어가야 하죠. 그래야 신문의 기능이 살아날 테니까요”

시민에게 더 많은 지면을 내주는 신문,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이 무서워하는 신문. 독자 공구철 씨가 오늘 <양산시민신문>에 던져준 쉽지 않은,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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