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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물금고, 예체능반 개설… “수능, 진로의 전부 아니다”..
교육

물금고, 예체능반 개설… “수능, 진로의 전부 아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04/21 10:05 수정 2015.04.21 10:02
예체능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 위한 특별반

예체능반과 비즈쿨로 남다른 진학지도 ‘화제’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꾼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가수, 디자이너, 변호사, 파일럿, 교사, 경찰관, 아나운서, 건축가 등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현재 교육과정은 어떠한가. 오로지 수능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도록 만든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이들은 수능에 맞춘 영어, 수학 위주의 교육과정 속에서 고교 3년을 보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금고등학교(교장 송화용)는 다르다. 팍팍하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반을 만들었다. 다양한 꿈이 있으며, 그 꿈에 도전하는 아이들을 향해 통쾌한 응원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물금고 점심시간. 흡사 학교축제 현장처럼 음악소리와 박수소리 그리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이름하여 ‘드림하이 콘서트’가 펼쳐진 것. 1층 로비에 공연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돌아가며 노래와 악기연주를 펼쳤다. 최신 인기가요부터 가곡, 창작곡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한 켠에는 이젤 위에 미술 작품이 놓여있고, 또 한 켠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햄버거 등을 판매했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30분 동안 물금고 학생들은 공부에 지친 입시생의 얼굴에서 천진난만한 웃음끼 가득한 아이들의 얼굴로 돌아왔다. 잠시 입시를 잊고, 마음껏 환호하고 즐기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이같은 달콤한 휴식을 선물한 친구들은 다름 아닌 물금고 예체능반 학생들이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콘서트를 계획한 것이다. 앞으로도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 물금고 예체능반 학생들은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콘서트를 열고 있다. 자신의 실력을 검증하는 무대이자, 친구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물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맞춤형 입시전략과 진로지도 필요”

예체능반은 올해 3월 1일자로 처음 개설했다. 음악, 미술, 디자인, 요리, 체육 등 예체능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으로, 현재 2학년 26명으로 문을 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학부모 반대도 거셌다.

송화용 교장은 “쉽게 말해 공부하려는 아이들에게 헛된 꿈을 꾸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26명의 학생들은 자신의 꿈이 뚜렷했어요. 실용음악가, 성악가, 패션디자이너, 제과제빵사 등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기특한 아이들인데, 당연히 응원해 줘야죠. 이들에게 맞는 입시전략과 진로지도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님들을 설득했죠”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부모들 태도도 달라졌다. 열심히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은 것이다.

김지현 담임교사는 “양산지역은 오로지 인문계 고교 밖에 없죠. 하지만 매년 음악, 미술, 체육 등으로 대학을 가거나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교육기관이 없다보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음악도 100% 실기로 진학하는 분야가 있는 반면, 수능점수ㆍ실기를 5:5로 판단하는 분야도 있죠. 때문에 예체능 계열 진학지도를 3학년 때 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아요. 진로를 정확히 결정했다면 1~2학년때부터 맞춤형 진학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체능반을 개설하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이제 인문계도 교육과정 자율성 강조”

그동안 인문계 고등학교는 교육과정 자율성 측면에서 특목고나 자율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문ㆍ자연 계열에 편중된 교육과정 때문에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최근 인문계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변화하고 있다. 입시에도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것이 진로집중 교육과정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금고는 이같은 진로집중 교육과정과 특화프로그램 등을 접목시켜 예체능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송 교장은 “물금고는 현재 예체능반과 더불어 비즈쿨도 운영하고 있어요. ‘비즈쿨(BizCool)’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을 합친 말로, 학교 내에서 창업ㆍ유통ㆍ경영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경영마인드를 키우고 청소년 창업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수능만이 우리 아이들 진로의 전부가 아니기에 다양한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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