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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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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빨간불 켜진 ‘강민호 야구장’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5/05/12 09:08 수정 2015.05.12 09:05
시의회, 양산시 절차 미이행 이유로 예산 전액 삭감

오는 7월 준공 예정이었던 야구장 건립 차질 불가피

야구협회 “시와 의회 갈등으로 체육인만 피해” 반발



강민호 야구장 건립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야구계 반발이 거세다.

애초 4월 착공해 오는 7월 말 완공하기로 했던 사업이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자이언츠 간판선수인 강민호 선수를 활용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스타마케팅을 펼쳤던 양산시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하지만 예산을 삭감한 양산시의회도 할 말은 있다. 양산시가 절차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세 주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앞으로 강민호 야구장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호 야구장은 허구연 해설위원 제안으로 강 선수가 기부금 2억원을 내는 대신 자신의 이름을 야구장 명칭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양산시와 합의했다.

양산시는 기부금 2억원과 시비 3억원 등 모두 5억원을 들여 황산체육공원에 200석 규모 이동식 관람석을 갖춘 야구장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열린 제13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양산시의회는 강민호 야구장 건립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양산시의회는 예산이 수반되는 야구장 건립은 시의회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양산시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특정인 이름을 딴 야구장 건립은 문제가 있으며, 건립 예정지가 낙동강이 범람하면 침수하는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강민호 야구장 예산은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삭감됐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기부자와 신뢰 문제도 있는데 의회에서 사업비를 삭감해 아쉽다”며 “사업 진행 여부와 추경 확보 방안 등 앞으로 일정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정할 방침이지만 당분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양산시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은 시의회를 비난하는 항의성 글로 도배되고 있다. 특정 시의원은 강민호 야구장 예산 삭감의 주역이라는 비난 속에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특히, 강민호 야구장 건립을 누구보다 반겼던 양산시야구협회도 시의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박기대 양산시야구협회장은 “강민호 야구장은 양산시 야구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 사회인야구계의 모범이 되는 사업”이라며 “전국적으로 알려진 사업이고, 이미 협약까지 끝났는데 양산시와 시의회 갈등으로 체육인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어 “시의회가 절차상 문제로 공식적인 일을 방해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의원 항의방문과 현수막 게시 등 강력하게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시의회는 강민호 야구장 예산 삭감은 결국 양산시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지난 2월 제137호 임시회에서 이기준 의원이 시정질문에 나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고, 나동연 시장이 이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과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 과정 등 계속해서 절차를 무시하는 행정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즉, 강민호 야구장 예산 삭감은 해당 사업 자체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일련의 양산시 행정에 대한 시의회의 경고라는 것이다. 

양산시 일방 행정에 대해 상징적 사업예산 삭감으로 제동을 건 양산시의회와 대대적인 언론 홍보와 함께 협약식까지 진행한 양산시의 대외 신뢰도 추락, 200석 규모 야구장을 원하는 야구협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강민호 야구장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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