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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동네 맛집] “밑반찬 하나까지 어쩜 이리 맛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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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맛집] “밑반찬 하나까지 어쩜 이리 맛있죠?”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05/12 14:41 수정 2016.04.21 14:41
물금읍 '아름빌' 김연주 대표

오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아름빌’(대표 김연주)은 겉으로 보기엔 식당보다 펜션에 가깝다. 식당 뒤 우거진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자갈 깔린 마당 구석에서 손님을 향해 한껏 꼬리 흔드는 강아지까지 딱 한적한 시골 펜션을 닮았다.

하지만 겉보기와 다르게 아름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에서는 직원들이 음식을 나르느라 몹시 분주하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맛집’인지라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바쁘다. 

아름빌 대표메뉴는 해신탕과 오리불고기 석쇠구이. 해신탕은 오리 한 마리를 통째 넣고 천궁, 당귀, 하수오, 응개, 헛개, 오가피 등 12가지 약재를 한 시간 이상 고아 국물을 우려낸다. 여기에 문어, 전복, 꽃게, 가리비, 키조개, 모시조개, 백하(새우) 등 각종 해산물을 넣어 다시 고아내면 완성.

↑↑ 해신탕
손님 식탁에서 해산물과 오리 등 건더기는 따로 건져 접시 위에 먹기 좋게 자르고 약한 불로 천천히 다시 데운다. 그런 섬세함 덕분에 해물이 전혀 질기지 않다. 조금만 오래 익혀도 쉽게 질겨지는 문어조차 베무는 대로 잘릴 만큼 부드럽다. 먹기 좋게 자른 해물과 건더기는 아름빌 만의 특제소스 ‘보리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완벽한 궁합.

그렇게 해신탕을 다 먹었다면 약재의 건강함이 가득 남아있는 국물로 만든 죽으로 마무리하면 든든한 포만감이 뱃속을 가득 채운다.

↑↑ 오리불고기 석쇠구이
오리불고기 석쇠구이는 초벌구이한 오리를 미리 숙성시켜 놓은 양념으로 무친다. 3개월 이상 숙성시킨 양념에 효소를 더하고 사과, 배, 키위, 파인애플, 양파 등으로 단맛을 낸다. 숙성 양념 덕분에 오리 특유의 노린내가 전혀 없고 육질도 무척 부드럽다. 부추와 팽이버섯을 깔아서 그 위에 올린 오리불고기는 입안에서 상큼한 단맛을 낸다.

해신탕과 오리불고기 석쇠구이가 ‘요리’라면 한 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있다. 바로 점심특선으로 나오는 들깨 오리탕. 그릇째 마셔도 좋고 수저로 떠먹어도 좋은 걸쭉한 국물에 고소함이 가득하다. 들깨 오리탕 역시 십 수가지 약재가 들어가다 보니 점심 한 끼가 보약이다. 들깨를 직접 손으로 빻다 보니 다른 음식보다 두 배로 손이 간다. 하지만 그래야 들깨의 고소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김연주 대표는 수고스런 작업을 고집한다.  
↑↑ 들깨오리탕


맛있는 음식 고민하다 보니
‘요리 연구가’로 강좌까지 맡아


사실 아름빌을 소개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은 해신탕도, 오리불고기 석쇠구이도 아니다. 손님들이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최고의 음식은 바로 밑반찬. 싸리버섯과 참죽(가죽)나물, 배내골에서 채취한 곰취나물, 삼 채 뿌리, 매실 등으로 만든 다양한 장아찌에 오디 드레싱으로 양념한 샐러드까지 다양한 밑반찬은 먹다 보면 남기고 싶은 게 없을 정도다. 김 대표의 고향인 원동 영포리 어영마을 첩첩산중에서 재배한 들깨, 고춧가루 등 각종 양념 재료와 산나물로 만든 밑반찬이다 보니 재료의 질을 논하는 건 무의미하다.

↑↑ 밑반찬


밑반찬이 손님으로부터 극찬받는 이유엔 좋은 재료와 더불어 김 대표의 노력이 숨어있다. 김 대표는 올해로 ‘밥장사’ 17년째다. 스물 둘 나이에 친구와 처음 식당을 시작했다. 특별한 기술도, 전략도 없이 젊은 패기하나 믿고 시작한 고깃집은 오래가지 못했다. 패기가 맛을 내는 건 아니니까.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식당을 이어온 김 대표가 아름빌 문을 연 지는 5~6년쯤. 17년 전 패기 대신 연구를 시작한 김 대표는 이제 요리 연구가로 맛을 넘어 건강을 고민하고 있다.

↑↑ 김연주 대표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에요. 이른바 음식궁합이라는 게 있죠. 찬 성질과 따뜻한 성질 등 음식마다 성질이 다르거든요. 개똥쑥이 항암에 그렇게 좋다고 하지만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것처럼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맞도록 재료 자체의 성질을 죽이거나 키우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양산YWCA에서 진행한 ‘산야초ㆍ발효 장아찌 건강 먹거리 만들기 강좌’에서 강사로 나서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음식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맛있는 것도, 몸에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먹는 순간이 행복해야 하잖아요. 손님들이 반찬 하나까지도 맛있게, 행복하게 드시는 모습이 보고 싶어 연구를 시작했죠”

스물 둘, 꽃 같은 나이에 시작한 장사. 이제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열정은 그대로인 김 대표. 그는 오늘도 숲 냄새 가득한 아름빌에서 음식과 건강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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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물금읍 가촌서로 17-20 
■ 연락처: 382-1919
■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매월 1, 3주 월요일 휴무)
■ 가격: 해신탕(12만원), 돼지바비큐(대 7만원, 중 5만5천원), 오리바베큐(대 5만2천원, 중 4만1천원), 오리(한상 가득 8만원, 석쇠불고기 4만5천원, 양념 4만원), 촌닭(한방백숙 4만5천원, 옻닭 4만5천원), 점심특선(석쇠구이정식 1만원, 돼지 두루치기 1만원, 들깨오리탕 9천원, 닭개장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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