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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0년이 지나도 여전한 ‘원정헌혈’..
사회

10년이 지나도 여전한 ‘원정헌혈’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06/02 09:31 수정 2015.06.02 09:28
헌혈 장소 한 곳뿐, 그나마 평일 낮에만 운영




혈액원 “최소수요도 못 미쳐 시설 계획 없어”
양산시 “분기마다 헌혈 행사… 문자로 독려”
헌혈자 “참여 늘리려면… 시설부터 갖춰야”


# 헌혈의 집 개설은 지역 유동인구와 인구구성, 헌혈된 혈액관리 여건 등을 고려해 설치하는데 양산의 경우 인구는 많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설립이 미뤄지고 있다. 현재 양산지역 혈액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울산혈액원은 헌혈의 집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본지 129호, 2006년 4월 21일자>


양산지역에 헌혈의 집을 설치해 달라는 시민 요구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에서는 수요를 이유로 설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양산에서 헌혈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내 헌혈 혈액원이 유일하다. 이마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운영한다. 직장인들은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 부산, 김해 등 인근지역으로 ‘원정헌혈’을 가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양산부산대 혈액원 이용 헌혈자는 월 평균 25명 수준이다.

현재 양산지역 혈액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은 양산지역에 헌혈의 집 설치가 힘든 이유에 대해 운영비용 대비 헌혈 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울산혈액원에 따르면 헌혈의 집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6억원(월 5천만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하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소 일 평균 50명 이상의 시민이 헌혈의 집에서 ‘생명’을 나누어야 하는데 양산지역 헌혈 인구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 헌혈자들은 울산혈액원의 이러한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등록헌혈자인 장아무개(38, 물금읍) 씨는 “지역에 헌혈 인구가 부족하다면 헌혈 인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시설을 늘리고 홍보 등을 통해 시민이 헌혈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헌혈의 집 개설 등을 통해 헌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헌혈 인구를 더욱 늘리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관공서 등에서 가끔 ‘이벤트’ 형태로 시행하는 헌혈운동이나 민방위, 예비군 훈련장에서 진행하는 헌혈은 오히려 헌혈이 가지는 본래의 고귀한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헌혈 자체가 ‘특별한’ 행위가 아닌,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나눔’의 하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으로 ‘원정헌혈’을 다닌다는 한아무개(29, 중부동) 씨 역시 “헌혈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봉사 중 하나인데 양산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양산시가 헌혈의 집 개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주문했다.

한 씨는 “수혈 받는 입장에서는 헌혈 그 자체가 생명을 구원 받는 일”이라며 “헌혈의 집은 지자체에서 필수 시설로 생각하고 설치해야 할 시설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현재 지역에서 헌혈을 하는 인구가 워낙 적어 울산혈액원에 헌혈의 집 개설을 요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분기마다 헌혈의 날 행사를 하는데 이마저도 혈액원 입장에서 시간 내기 어려워해서 일정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양산시는 “헌혈행사를 할 때마다 기존 헌혈자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참여를 권하고 있다”며 “앞으로 혈액원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늘려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창원시와 김해시, 진주시 등 경남지역 인구 30만 이상 도시들은 모두 헌혈의 집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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