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지역경제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행정기관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는 물론 지역 문화, 체육 단체 행사도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양산시 시민알뜰마당과 시민아카데미가 취소됐고, 양산시생활체육회가 물금 워터파크에서 진행하던 ‘한여름 밤 체조교실’도 중단됐다. 삼성동 적십자봉사회(회장 김영경)가 진행해 온 어르신 무료급식 역시 메르스 여파로 최근 문을 닫았다.
특히 매년 농작물 출하 시기에 열어온 직거래장터 등도 잇달아 취소되면서 농민들의 판로 걱정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가뜩이나 대형마트와 힘겹게 경쟁하는 상황에 최근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 걱정이 크다.
남부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최아무개(53) 씨는 “눈에 띌 만큼 손님이 많이 줄어든 건 아직 모르겠지만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은 건 분명하다”며 “메르스가 여기서 더 확산된다면 우리 시장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강귀순(63)씨 역시 “부산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양산에도 메르스 환자가 왔다는 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잘 안 한다”며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데 전염병까지 나돌아 더 힘들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의 경우도 매출 감소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 양산점의 경우 지난해 대비 매출이 평균 10% 이상 줄었다. 이마트 양산점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 대비 평균 10% 정도, 고객 수는 약 5% 정도 줄었다”며 “하루 매출 기준 최대 20%까지 줄어든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양산점은 “양산은 아직 메르스 청정지역이지만 고객들이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내부에 손소독기를 비치하고 카트 등 매장 물품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고객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메르스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르스 여파로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는 가운데 지속된 가뭄으로 소비자물가도 심상찮은 조짐을 보인다. 배추 등 채솟값이 급등하고, 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 평균가격은 2천490원으로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배추와 함께 다른 채소 가격도 오름세다. 양배추 1포기는 4천779원으로 지난해(2천80원)보다 129.8%나 급등했다. 대파도 1kg에 3천797원으로 전년보다 108.3%나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상승했다. 냉장 삼겹살은 100g에 2천343원으로 1년 전보다 12.4% 올랐고, 쇠고기(한우갈비 1등급)는 100g에 4천473원으로 1.7% 상승했다. 갈치와 고등어도 각각 1년 전보다 54.1%, 13.6%씩 올랐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라면, 맥주, 소주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장바구니 부담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