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보양식만큼 여름철 간절하게 생각나는 음식이 물회, 냉면, 밀면 등 시원한 음식이다. 오늘 소개할 여름 음식은 바로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품인 ‘일본식 모밀(메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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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4시 하북면‘금호정 우리밀손칼국수’를 찾았다. 바쁘게 움직이던 이정희(61) 대표는 식당으로 들어서는 취재진을 안쪽 방으로 안내하고 미리 준비해 둔 음식을 내 왔다.
식탁에 가장 먼저 오른 음식은 녹두빈대떡. 색깔부터 식감을 자극했다. 노릇노릇한 게 보기에도 바싹한 질감이 느껴졌다. 고소한 맛이 입술을 적셨다. 100% 녹두가루로 만든 반죽에 숙주나물과 표고버섯, 새송이버섯을 넣은 덕분에 겉은 바싹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특히 간간이 씹히는 버섯의 식감이 좋았다. 식탁에 오른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쉽게 식지 않았다. 비밀은 바로 접시. 돌로 된 접시를 따로 데워 그 위에 녹두빈대떡을 올려 손님상에 내놓다 보니 따뜻함이 오래갈 수 있었다.
↑↑ 녹두 빈대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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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일본식 모밀(메밀)이 등장했다. 상차림은 간단했다. 쟁반 위 사각 틀에 곱게 올려둔 메밀국수 네 뭉치와 비법 육수, 그리고 각자 입맛에 맞춰 육수에 넣게 될 잘게 썬 파, 곱게 간 무, 고추냉이가 전부.
육수(국물)에 파와 무를 넣고 고추냉이를 풀어 살짝 맛봤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일본식 메밀국수는 시원함이 생명이다. 온도가 낮아서 시원한 게 아니라 육수의 풍미가 시원해야 한다. 살짝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그러면서 시원한 맛이 여름철 일미(一味) 음식 일본식 메밀국수의 참맛이다. 금호정 메밀국수가 딱 그랬다. 시원했고 달콤했으며,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육수는 멸치와 가쓰오부시(가다랑어 포)를 최소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우려냅니다. 거기에 양파와 무, 그리고 우리 집만의 비법 양념을 넣고 다시 끓이죠. 그렇게 끓인 국물을 살얼음이 살짝 얼도록 해서 손님상에 올립니다”
↑↑ 차림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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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우려낸 국물에 면 한 뭉치를 빠뜨렸다. 국물이 잘 배도록 휘휘 저어 후루룩 맛봤다. 면이 유달리 탱글탱글했다. 비법은 면을 삶으면서 계속 식히는 것. 이정희 대표는 쫄깃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물이 끓으면 찬물을 부어 면을 식히기를 수차례 반복한다고 말했다.
면을 다 건져 먹고 남은 국물. 그 국물은 면을 담기 전과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새콤함과 짭조름한 맛은 줄었지만 대신 메밀의 고소함이 더해졌다. 남은 국물도 단숨에 들이켰다. 남은 건 입가의 미소.
↑↑ 부추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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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빈대떡과 일본식 메밀국수라는 환상 궁합의 여운을 음미하는데 방문이 열리더니 큼지막한 전 하나가 들어왔다. 사투리로 ‘정구지찌짐’, 표준어로는 부추전. 큰 접시에 담았음에도 넘칠 만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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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함과 함께 부추 특유의 향을 음미할 무렵 마지막 음식인 칼국수가 등장했다.
↑↑ 칼국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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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는 호불호가 갈렸다. 100% 통밀을 직접 반죽해 만들다 보니 향이 다소 강하다는 평가와 통밀의 고소함이 그대로 묻어나 좋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텁텁하다는 의견과 먹을수록 끌리는 맛이라는 의견이 교차했지만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에는 모두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다.
↑↑ 이정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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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정 음식의 비법을 소개해 달라고 주문하자 이 대표는 특별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맛집들과 마찬가지로 조미료는 일절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유는 좀 달랐다. 조미료가 건강에 나빠서라기보다 금호정 고유의 맛, 금호정 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모든 양념을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냥 작은 것 하나에도 마음을 쏟아 만드는 게 비법이 아닐까 싶어요. 늘 바깥음식만 드실 순 없을 테니 가끔 요리하기 싫을 때 한 번 들러주세요. 그냥 ‘오늘은 좀 색다른 먹을거리 없을까’라고 생각할 때 우리가게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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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양산시 하북면 신평강변로 8
■ 연락처: 381-2232
■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매주 월요일 휴무)
■ 가격: 일본식 모밀국수(대 1만원, 중 7천원), 녹두빈대떡(1만2천원), 우리밀손칼국수(6천원), 정구지찌짐(1만원), 우리콩손두부(1만원), 수육(대 4만원, 중 3만원), 찹쌀동동주(1만원), 산성막걸리(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