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침침한 체육관에 들어서니 무거운 역기를 들었다 내렸다 반복하고 연이어 푸시업과 줄넘기를 하며 격렬한 운동에 몰두한 사람들이 보인다. 연신 흘러내는 땀에도 포기하지 않고 코치 지시에 따라 운동하고 있었다. 이곳은 크로스핏(corossfit) 전문 체육관 ‘크로스핏 토르’. 쉼 없이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 그들을 가르치는 크로스핏 전문 코치 박대용(34) 씨와 만났다. ⓒ
박 씨는 올해 3월 초부터 체육관 문을 열었다. 크로스핏(crossfit)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 하는 신체활동으로 1990년 미국에서 경찰특공대, 군인, 소방관 등의 기초체력 향상을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박 씨가 가르치는 크로스핏은 다양한 운동 중 역도와 체조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많다.
“크로스핏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섞어 체력, 근력, 유연성, 속도, 균형감각, 정확성 등을 기르는 고강도 훈련을 통해 최단 시간에 최대 운동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체력에 맞게 강도 조절이 가능해 누구나 할 수 있죠”
자격증 갖춘 전문 코치
해외까지 찾아가 공부해
박 씨는 5년 전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 크로스핏과 처음 만났다. 그가 처음 배울 당시는 크로스핏이 한국에 차츰 들어오는 시기였다. 그가 크로스핏을 시작하고 처음 2주 동안에는 온몸에 근육통이 올 정도로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점점 크로스핏 매력에 빠지며 더 운동에 몰두했다.
“서울에서 운동을 하다 부산에 우리나라 크로스핏 일인자 코치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더 정확하게 배우기 위해 그곳으로 체육관을 옮겼죠. 건강을 위해 했던 크로스핏이 제 길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전문가로부터 훈련을 받으며 박 씨 또한 크로스핏 전문가가 됐다. LEVEL1~4까지 있는 자격증 중 LEVEL2를 소지한 전문 코치 자격을 얻은 것.
“현재까지 아직 양산에 LEVEL2 이상의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는 걸로 알아요. LEVEL1 자격증만 있어도 국내에서 코치를 할 수 있지만 저는 운동인만큼 더 전문성을 요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LEVEL3 과정도 준비할 생각이고요”
그뿐만 아니다. 크로스핏에 관한 다양한 세미나에도 참석해왔다. 국내에서 열린 세미나는 거의 다 들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기에 기꺼이 해외 세미나에도 참석한다. 주변에서는 ‘해외까지 가는 건 돈 낭비’라고 말렸지만 그는 그런 모험 역시 전문성 강화를 위한 투자라고 말한다.
“해외 세미나는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다르고 배울 점이 많아요. 이달에도 미국 세미나를 다녀왔는데, 크로스핏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만 있다면 어디든 갈 예정이에요” ⓒ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매일 정확하게 운동
박 씨는 크로스핏이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것과는 달리 실제로 수강하는 사람들은 여자가 많다고 했다. 고강도 운동과 체조 같이 부드러운 운동도 섞여 있어 여자에게도 인기라는 것.
특히 젊은 층이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거나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박 씨를 찾는 사람이 많다. 처음 체육관을 방문한 사람 중에는 ‘몇 kg나 뺄 수 있나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절대 숫자에 연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여자 회원은 운동을 시작하고 몸무게가 2kg 늘었지만 바지 치수가 3인치 정도 줄어드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격해 보이는 탓에 ‘크로스핏은 부상을 많이 입는 운동’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지레 겁먹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제가 그런 편견을 깨주고 싶습니다. 제대로만 배우면 어느 운동보다 재미있고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데 제격인 운동이거든요. 정확한 코치로 회원들이 다치지 않고 건강한 신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전문성도 더 키울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