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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고 배움터지킴이자 울동네지킴이봉사단 단장으로 활동 중인 하둘남(55) 씨는 부산에서 살다 6년 전 양산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후 그는 지역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지역신문을 구독했다. 각종 봉사활동을 하는 그에게는 지역에 대한 소소한 정보가 있어야 더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맨 처음 접한 지역 소식지는 양산시보. 시보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활동을 하다 지역신문을 차례차례 구독했다. 그만큼 지역에 대한 열정이 많은 활동가다.
정보를 스스로 찾는 사람인 만큼 지역신문에 대한 평가도 따끔했다.
그는 먼저 신문 내용의 차별화를 주문했다. 다른 지역신문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내용이 많은 것 같아요. 같은 행사를 취재하더라도 차별화된 기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양산시보나 다른 지역신문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이라면 경쟁력이 없는 거잖아요”
사실 인구 30만 도시에서 모든 기사를 다르게 할 순 없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거나 다른 형태로 풀어낼 수는 있다. 하 씨는 그렇게 지역신문이 각자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주길 바랐다.
“어떤 사업을 하게 되면 주로 그 결과만 이야기하는데, 과정에 대해서도 알려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동산장성길을 만드는 과정을 본 적 있는데 일일이 사람 손으로 곡괭이질 하더라고요. 그렇게 힘들 게 완성한 소중한 길이란 걸 알려주면 더 좋잖아요. 모두가 동산장성길의 가치를 알 수 있게 말입니다”
과정의 땀방울을 전달함으로써 결과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것, 의미 있는 충고였다.
좀 더 지역과 밀착해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지역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충고는 독자이야기를 하면서 종종 듣는 부분이다. 하 씨는 밀착을 넘어 직접 동참해보라고 주문했다.
“각종 단체에서 하는 행사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자발적으로 하는 행사들이 많아요. 단체들이 좋은 행사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동네에서 스스로 만들어 하는 행사들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기자가 직접 참여해봐야 다른 시민에게도 동참을 주문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하 씨의 주문에는 지역신문 인력 구조상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지향해야 할 것들임에는 분명하다. 지역신문은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중앙일간지에서 다뤄주지 않는 지역 이야기들을 주민에게 알리는 게 지역신문의 역할이다. 물론 행정에 대한 감시와 지역사회 불편ㆍ부당을 꼬집는 역할도 당연하고.
하 씨는 독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하 씨는 “딱딱한 기사를 고집하지 말고 요즘 유행하는 ‘카툰’(cartoon) 형식의 만화도 좋을 것 같다”며 “시민이 재미있게, 호기심 갖고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신문에 대한 소비층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신문에 제보해서 기사화하면 빨리 개선되거든요. 우리가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도구로 지역신문을 활용해야죠. 불편이 개선된다는 건 내 생활이 편리해지고, 그만큼 행복해지는 거잖아요”
자신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도구로 지역신문을 활용하라는 말. 반대로 주민 불편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역신문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신문은 지역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