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의회 상임위원회가 무상급식 지원을 위한 <양산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심사를 보류하자 학부모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본지 582호, 2015년 6월 23일자>
더욱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던 한 학부모가 실신하는 사건이 벌어져 학부모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무상급식지키기 학부모밴드ㆍ양산운동본부
양산시의회 심사보류 규탄
무상급식지키기 집중행동 학부모밴드는 지난 25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조례안은 차예경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시의원 16명 중 10명이 발의에 동의해 서명한 상황”이며 “그런데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서명한 의원들이 몇 주 만에 말 바꾸기를 했고, 결국 개정 조례안은 심의 보류되는 부끄러운 상황을 맞았는데,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밴드는 “학부모들은 설마 하며 심의가 열리는 날까지도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생활정치를 하는 시의원들이기에 시민과 가장 밀접하고 시민 소리에 누구보다 열심히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라 끝까지 믿었으나 기대를 저버린 결정을 접하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밴드는 “아이들에게 평등한 밥 먹을 권리를 짓밟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작업을 반드시 할 것”이라며 “경남에서 계획 중인 무상급식을 외면한 정치인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에 적극 동참해 지난해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회복하는 데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주장했다.
시장 면담 요구하던 학부모 쓰러져 병원 이송ⓒ
“시민 안전 외면했다” 개탄
한편, 학부모밴드는 기자회견 직후 시장실을 찾아가 나동연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부모밴드에 따르면 이날 지난 3월부터 줄곧 시장 면담을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달에도 담당 부서를 통해 시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어 이날 시장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시장 비서실에서 사전에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면담을 거절했고, 서로 언성이 높아진 사이 한 학부모가 쓰러져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해당 학부모는 평소 고혈압과 갑상샘기능저하 증상이 있었는데, 당시 순간적인 충력으로 인한 일시적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부모밴드는 ‘시민안전 외면한 시장은 각성하라’는 제목으로 지난 29일 또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기실에서 학부모가 탈진한 상황인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뒷짐만 지고 구경을 한 비서진들과 공무원들의 태도에 대해 강한 의문이 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존중돼야 하는데, 양산시장실 앞에서는 생명도 인간의 존엄성도 무시될 수 있음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상급식지키기 양산운동본부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개탄했다.
양산운동본부는 “그동안 ‘무상급식 원상 회복’을 원하는 학부모들과 소통하지도 않고 심지어 학부모들을 무시하기까지 하는 듯한 양산시장의 태도와 약속을 어기는 시의원들에게 실망을 넘어 부끄러움마저 느낀다”며 “양산시장은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면담에 응할 것과 “당초 예정됐던 무상급식 의무조례도 시의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 등을 거듭 촉구했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