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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나무 그대로 자연스러운 멋 살아있는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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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대로 자연스러운 멋 살아있는 가구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5/07/07 10:28 수정 2015.07.07 10:24
중부동 수제목공방 ‘제페토’ 주인장 배진영 씨

“직접 배워 세상에 단 하나를 만드는 목공”






















한 번쯤 시간을 내 오래 사용한 가구나 집안 곳곳에 있는 인테리어 소품을 바꿔보고 싶을 때가 있다. 집안의 가구나 소품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면? 생각보다 어렵지만 목재와 씨름하다 보면 나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십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개성 있고 독특한 고품질 맞춤 원목가구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고, 나만의 가구와 집을 꾸미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직접 목공을 배워 가구를 제작하는 목공‘DIY(DO it Yourself)’ 문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중부동 수제가구점 ‘제페토’는 생활 원목 인테리어를 취급하는 곳이다.


지금 바로 갖다 놔도 새 것 같지 않고
10년 지나도 헌 것 같지 않은 ‘원목’


제페토 대표는 오랜 시간 원목과 함께해온 숙련된 전문가 배진영(38) 씨다. 배 씨는 서울에서 인테리어를 하다 MD F(톱밥과 접착제를 섞어 열과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와 달리 친환경적인 ‘원목’의 매력에 빠졌다.

그렇게 인테리어에서 원목으로 방향을 바꿨고, 2004년 ‘제페토’를 인수해 부천에서 10년 동안 공방을 운영했다. 정든 부천공방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2년 전 양산으로 내려와 제페토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원목을 사랑한 이유는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있지만 나무만이 가진 자연스러운 결의 모습과 사용 기간이 긴 것 때문이다.

“원목은 인위적인 MDF와 달리 매력적이죠. 일을 시작하고 조카를 위해 제일 처음 만든 침대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멀쩡해요. 원목은 지금 바로 갖다 놔도 새 것 같지 않고 10년이 지나도 헌 것 같지 않죠. 까져도 나름대로 빈티지한 느낌도 들죠”

배 대표는 이 매력적인 원목을 배우러 오는 사람이 단순하게 ‘뚝딱’ 가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와 남녀 구분 없이 공방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여성분들이 더 많이 오세요. 가구는 집안에 있다보니 여성분들이 더 관심이 많죠. 가끔 연세가 많으신 분도 찾아오는데 되도록 체력이 있을 때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원목에 그려 넣고 싶어 스텐실이나 포크아트를 하는 사람도 가구를 배우러 와요”

배 대표는 목공을 배우기 위해 공방을 선택하는 요건을 가깝고 오래된 공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래된 공방은 가구를 잘 고치는데 진짜 가구를 잘 만드는 사람은 새 가구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가구를 제대로 고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특이하게 6년 전부터 일반인 수업 이외에 특수학교나 장애아동 등의 수업도 진행해왔다. 처음 수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공방에 배우러 온 특수학급을 담당하던 교사 때문이었다. 그 교사는 아이들이 목공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제안을 받아들인 배 대표는 수업료 없이 재료비만 받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양산에 내려와서도 일반인 수업과 함께 장애아동과 대안학교 학생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특수학교, 장애아동 등 수업 진행
양산 지역문화로 자리 잡고 싶어


“장애아동들이 오히려 일반인보다 말을 잘 들어요. 한 번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수업을 받은 아이가 직접 만든 빵을 같이 먹자고 가져오기도 했어요. 선생님이 느끼는 뿌듯함과 누군가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좋아요. 이후 선생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학교의 장애아동이나 다문화가정 학생, 새터민 등 많은 단체의 교육을 도왔죠”

배 대표는 양산에서 공방을 운영하면서 서울과 지역문화 차이를 많이 느꼈고 지역문화가 발전해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계의 등장으로 전통가구 전수자가 없어지는 추세에요. 기계는 짧은 시간에 많은 가구를 만들겠지만, 인간의 손으로 직접 제작하는 것을 뛰어넘기는 힘들 거에요. 저는 그 가치를 믿고 계속 제페토와 함께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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