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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커피전문점 ‘카페라떼’를 운영하는 최원자(47) 씨는 20대 초반에 양산으로 이사 왔다. 병원 응급실에 2년 정도 근무하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될 무렵인 지난 2004년 커피전문점 문을 열었다.
커피전문점 대표이자 문학회원으로 커피를 내리고 글을 쓰기도 하는 최 씨는 지역신문이 ‘경비원 손전등’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은 소식을 알려주는 것도 참 좋죠.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찍’ 소리 한 번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신문이) 비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고요. 그래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비춰주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손전등을 들고 다니는 경비아저씨 모습을 보며 ‘아, 우리 아파트 참 든든하다’라고 느끼듯 지역신문이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 씨가 지역신문을 보기 시작한 지 4~5년. 신문을 통해 사람 이야기도 보고 정치 이야기도 들어왔다. 이런저런 행사나 정보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다. 어쩌면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그 아쉬움은 그대로일지 모른다.
“지역신문은 일간지보다 지역 관련 정보가 많아서 좋아요. 지역 구석구석 어떤 행사를 했는지 다 알려주니까요. 신문에서 아는 사람이 상을 받았거나 행사를 한 소식을 보면 축하 인사를 전하곤 해요. 축하받는 사람도 축하하는 저도 기분 좋은 일이죠”
최 씨는 지역신문을 가장 지역신문답게 활용하는 독자인지도 모르겠다. 지역신문이 지역에 밀접한 소식을 쏟아내면 거기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골라낸다. 그 정보를 이용해 다시 주변과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최 씨는 그렇게 지역신문을 따뜻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양산시민신문>은 친정식구 같은 느낌이에요. 신문 속에서 내가 아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어서 그런가 봐요. 아는 사람이 많고, 신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포근하고…. 그래서 다른 신문은 그냥 ‘신문’ 같은데 <양산시민신문>은 친정식구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본지를 ‘친정식구’라며 따뜻하게 격려하던 최 씨는 지역신문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주문도 했다.
“지역신문과는 좀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북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사는 게 바쁘지만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함께해야 할 사람들인 만큼 서로 이질감 느끼지 않도록 신문 귀퉁이에 통일 칼럼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지역신문과 안 어울리는 주문이라고 느꼈다. 그냥 최 씨가 ‘어렵게 사는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 깊다 보니 이런 생각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지역에도 북한이탈 주민이 적지 않게 살고 있다는 점, 이들도 우리 지역사회 구성원인 만큼 분명히 지역신문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다. 최 씨의 주문이 전혀 일리 없는 게 아니었다.
최 씨는 그렇게 인터뷰 내내 어렵게 사는 사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그의 부탁은 지역신문 본연의 역할을 꼬집은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