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남양산역 근처 카페에서 통기타 소리가 흘러나왔다. 20~30대 10명 정도가 은은한 카페 조명 아래에 통기타를 잡고 앉은 것. 처음 기타를 잡아봐 어색해하는 사람부터 몸에 딱 맞는 듯 편안해 보이는 사람까지 다양한 청춘이 어울려 기타 연습에 몰두했다. 그들 사이에 재치 있는 말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강사가 있어 웃음이 끊이지 않고 화기애애하다.ⓒ
카페에 모인 이들은 기타 치며 노래하는 학원 ‘딩가딩가’의 양산 1기 회원들이다. 대부분이 양산에 거주하거나 양산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 학생 때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원하는 취미생활을 즐기지 못했거나 묵혀둔 기타를 활용하고 싶어 왔다.
딩가딩가는 현재 울산에서 꽤 큰 규모로 운영 중인 기타학원으로 이달 양산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곳 대표 김병국(31) 씨는 “7년 전 음악 하던 형과 함께 남양산 번화가에서 공연을 시도해봤지만 관심도 없었어요. 최근 양산에 왔을 때도 연주하기 좋은 공간이 많은데 거리가 너무 조용하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양산 구석구석을 회원들의 기타 연주로 밝히고 싶어 이곳에 왔어요”라고 말했다.
딩가딩가는 마치 대학동아리처럼 MT나 소풍도 가고, 혼자 배우기 힘들어 포기하는 사람이 재미있고 편안하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특별한 학원이다.
딩가딩가는 목표를 정확하게 정해 공부하는 곳이라기보다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강의는 왕초보, 초보, 초ㆍ중급, 공연 반으로 구성돼 8주 동안 10명 정도의 인원이 단체로 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주 1회로 운치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진행하거나 자유로이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하는 등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야외에서 강의하는 이유는 회원들이 일상에서 소소한 ‘일탈’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야외에서 기타연주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다른 학원에 기타를 배우러 가면 10분 정도 강습 후 벽보고 연습하는 게 다인데 저희는 그 단점을 보완해 실력도 금방 늘어요”라고 자랑했다.
‘곰 세 마리’ 같은 동요나 간단한 곡은 그날 바로 연주가 가능하다. 최근 유행하는 어쿠스틱 곡은 6개월에서 1년 정도만 배우면 충분히 연주할 수 있다. 딩가딩가는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곳이라 전문적인 과정을 배우는 곳과는 다르다.
실제로 이곳에서 배운 회원 중에 처음에는 기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이 학원에서 제일 잘 치기도 하고, 기타보다 친목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람도 있다.
딩가딩가 회원 안지영(27) 씨는 “예전에 혼자 잠깐 기타를 공부하다가 그만뒀어요.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다가 다시 기타를 잡기로 했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워 재밌기도 하지만 특히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옆에 있어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피드백도 바로 와서 실력이 금방 느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원들이 시간만 되면 최대한 맞춰서 수업도 다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딱딱하게 시간 맞춰 배우는 것보다 시간 날 때마다 자기 계발을 하거나 여가생활로 즐길 방법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원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카페나 야외에서 공연을 하죠. 공연은 회원들에게 좀 더 많은 사람과 곡을 공유할 기회를 주고, 그들 생애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으로 남죠”라고 말했다.
양산 회원들은 아직 기타 코드 변환을 배울 정도로 기타에 걸음마를 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곧 버스킹으로 양산문화의 단비가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딩가딩가는 오는 30일부터 8주 과정으로 구성한 2기(목요일 반)를 모집하고 있다. 초보자 중 기타 소지자에 한해 29일까지 선착순 10명을 모집한다. 기타가 없는 경우 공동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딩가딩가 카페(cafe. naver.com/myrng)를 방문 또는 전화(010-3130-6027, 김병국 대표)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