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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제 케이크도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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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크도 ‘예술’이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5/07/21 10:22 수정 2015.07.22 03:07





생일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만 먹던 케이크가 더욱 화려하게 변했다.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제 케이크가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고 우리 일상에 녹아든 것. 이제 일반 케이크보다 자신이 원하는 모양과 맛을 내는 케이크를 주문하거나 직접 만들어 먹는 취미를 가진 사람도 늘었다.

삼호동에서 슈가카페 ‘커피앤유 작업실’을 운영하는 이가현(38) 씨도 취미로 시작해 케이크와 만났다. 우선 5년 전 직장을 다닐 때 우연히 어느 가게 에서 예쁜 수제 케이크를 처음 봤다. 문득 예쁜 케이크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당시 서른셋, ‘적은 나이도 아니고 회사 그만두고 여자 혼자 뭐하겠냐’는 어른들 걱정도 많았다. 그런 걱정을 없애기 위해 케이크를 배우러 울산, 부산, 서울 등 다양한 가게를 찾아갔다. 하고 싶었던 것을 배우면서 밤새워 공부하기도 하고 새벽에 첫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수업을 듣기도 했단다. 이리저리 다니며 가게마다 차이를 배웠고 자신만의 케이크를 만들어 팔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설탕’으로 만들어 오래 보존 가능


이 씨가 처음부터 가게에서 케이크를 만든 것은 아니다. 2011년부터 평범한 카페로 시작했고, 현재는 주를 이루던 커피에서 케이크로 업종을 바꾼 것. 그가 카페를 시작할 당시 가게 근처는 논과 밭이었고 주로 나이 많은 분들이 사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어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많이들 카페에 들러주셨다고 한다. 이제는 집안의 대소사까지 다 알 정도로 가까운 단골손님도 많다.

“처음에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제 케이크가 뭔지도 몰랐어요. 비싸기만 비싸다는 반응이 많았죠. 그런 인식을 깨기 위해서 작년부터 손님들에게 슈가크래프트 케이크를 선보이기 시작했어요. 예쁜 케이크를 만들어 가게에 전시하고 블로그에 올려 소개하니 하나 둘 특별한 케이크를 찾는 사람이 생겼죠”

슈가크래프트는 영국식 설탕 공예로, 천연방부제인 ‘설탕’을 주재료로 한다. 설탕에 달걀흰자, 젤라틴 등 재료를 섞어 목적에 맞는 반죽을 만들어 각종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 씨는 슈가크래프트를 활용해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오르골, 컵, 보석함, 테디베어, 가방, 자동차 등을 만들었다.

“슈가크래프트 케이크가 다른 케이크에 비해 오랫동안 보존도 가능해 매번 이벤트 때마다 사용할 수도 있죠. 알뜰한 어머님은 케이크를 한 번 쓰고 파는 분도 있어요. 케이크를 먹어보신 분은 슈가 자체가 마시멜로우 맛이 나 의외로 달지 않다고 반응해요. 어른들도 좋아하시지만 너무 예뻐 ‘이걸 어떻게 먹냐’는 분이 많죠”


캐릭터 모양부터 떡 케이크까지 다양


최근 어머니들은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생일 케이크를 주문하는 분도 있단다. 그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바비인형 슈카 케이크를 꼽았다.  


“중간에 진짜 슈가 인형을 만들어 넣을 수 있었지만 다 먹고 인형도 사용할 수 있게 진짜 바비인형을 감싸 세척해서 넣어줬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먹을 수 있게 드레스 부분에는 빵을 많이 넣어 크게 만들었고, 미니장미로 한결 더 샤랄라한 분위기를 연출했죠. 뒷모습도 큰 리본이 흘러내리는 모습과 미니장미로 섬세하게 표현해 아이가 참 좋아했답니다”

주문이 오면 시안을 만들어 보여주고 판단해 가족에게 주듯 천연재료를 사용 해 정성스럽게 만든다. 주문은 생일 뿐 아니라 결혼기념일, 부모님 선물, 상견례 등 각종 기념일과 개인적인 선물 등 다양하다.

“한 번은 아버지 제사 때 사용할 케이크 주문도 있었어요. 제 아버지에게도 드리지 못한 케이크 주문을 받으니 뭔가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었죠. 나는 뭐 하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 추석 때 가족들에게 만들어 줬어요. 케이크를 만들면서 손님에게 많이 배워요”

그는 슈가크래프트 케이크 이외에 일반 제과점 케이크와 완연히 다른 꽃이 올라간 ‘버터크림플라워케이크’와 100 % 앙금으로 만든 ‘앙금과자’, 어른들이 좋아하는 ‘커피양갱’, ‘앙금떡케이크’도 제작한다.

이 씨가 가장 최근 만들기 시작한 앙금떡케이크는 우리의 떡을 앙금으로 장식해 더욱 특별하다. 직접 쌀을 불려 빼낸 뒤 방앗간에서 빻은 떡에 천연재료로만 색을 낸 앙금 꽃을 얹으면 건강에 좋은 화려한 케이크로 완성. 빵을 싫어하는 어른부터 먹는 것에 예민한 임산부와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단다. 이밖에도 떡을 활용해 앙금꽃컵설기와 캐릭터설기 등도 선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중 이제 우리 떡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할 생각에요. 솔직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떡이 화려해질 것이란 생각을 못 했죠. 화려한 우리 것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수제 떡 가게에서 하루에 3~4시간씩 수업도 듣고 있어요. 계속 케이크를 만들어 사람들이 제가 만든 것을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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