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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시작한 에너지 자립..
기획/특집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시작한 에너지 자립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5/08/25 17:35 수정 2016.04.21 17:35
전북 임실군 중금마을

태양광으로 마을 전력 생산

능동적인 주민 참여가 관건

전북 임실군에 31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인 중금마을은 주민 주도로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속도는 더디지만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등 대부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정부 지원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정부 지원금에다 전기요금도 줄일 수 있어 환영하지만 지원금이 끊어지고, 시설 고장으로 인한 유지ㆍ관리비 등 자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업비만 낭비하고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주민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관 주도로 사업을 끌고 나갔기 때문에 발생하는 폐단이다.

에너지 자립을 위한 중금마을의 시작은 쓰레기 분리수거 사업이었다. 어르신이 대부분인 농촌 마을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 구분 없이 소각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던 중 2008년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어르신을 대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해 설명했고, 자리 잡기까지 자그마치 4년이 걸렸다. 폐품을 팔아 마을기금도 마련하고, 공터에서 쓰레기를 불법소각하는 일도 차츰 없어졌다. 마을 환경이 깨끗해지자 주민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쓰레기 분리배출 이후에는 ‘주택 에너지 효율 높이기’를 추진했다. 주민 대상 에너지 교육을 하고, 백열등을 고효율 전등으로 바꾸거나 세면장에는 절수형 샤워 꼭지를 달고, 외풍을 막는 문풍지를 붙이는 등 집집마다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태양광 발전사업을 대하는 태도도 남달랐다. 중금마을은 2010년 정부 그린 빌리지 사업 보조금을 받아 전체 마을의 1/3에 해당하는 11가구에 3㎾짜리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녹색마을 사업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면서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과 달리 중금마을은 지역 시민단체인 ‘전북의제21’과 마을주민이 보조금 사용 방식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사용처를 결정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 가구는 전기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아 마을회관이나 공공시설, 혹은 상대적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은 젊고 경제력이 있는 가구를 선정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 것이다. 현재 이를 통해 가정 전력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중금마을은 미래 세대에 대한 에너지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매주 인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생태수업으로 에너지교육을 진행하면서 에너지 절약과 관리의 중요성을 체험활동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중금마을 김정흠 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단순히 보조금을 지원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해 주고, 단기간에 성과를 얻으려 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오랜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주민 스스로 탄소절감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아야 하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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