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다니며 자신만의 음식 연구해
조미료와 기름 없는 깔끔한 요리 만들어ⓒ
매운 소갈비찜의 매콤한 맛과 두툼한 고기는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외식메뉴로 통한다. 자꾸만 손이 가는 맛에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음식이다. 특히 식사와 술자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고,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을 수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
제대로 매운 소갈비찜을 맛보기 위해 누리꾼들 사이에 맛집으로 이름난 북정동 ‘가마골’을 찾았다.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지만 단골 고객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가게를 찾아 이대복(58)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가마골만의 인기 비결과 음식 맛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이 대표는 한우로 유명한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서 태어나 30여년을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그런 환경 탓에 자연스럽게 음식을 접했고, 자신의 요리를 집에 온 손님과 나눠먹는 것을 즐겼다. 그러다 언젠가 꼭 한 번 자신만의 음식으로 가게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운영하던 학원을 그만두고 한식 연구에 돌입했다.
“고심 끝에 양질의 단백질을 흡수할 수 있는 소갈비찜을 선택했고, 전국의 잘하는 곳을 다니며 공부했죠. 어떤 가게를 가면 조미료가 너무 많이 느껴져 힘들었어요. 원래 저는 미각이 예민해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하루종일 입이 텁텁하고 힘들어요. 고기는 그 자체에서 맛이 나오기 때문에 조미료가 필요 없는데 쉽게 맛을 내려고 조미료를 쓰는 거죠. 거북한 조미료에 소기름이 둥둥 떠 있는 가게에서 충격을 많이 받았죠”
순수한 천연소스 사용
네 번에 걸쳐 소기름 제거
전국에 있는 소갈비전문점을 돌아다닌 이 대표는 되도록 조미료와 기름이 없는 갈비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그대로 실천했다. 반찬을 제외한 모든 요리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네 번에 걸쳐 기름을 제거한 것.ⓒ
“소기름은 응고가 잘되기 때문에 몸에서 배출이 잘 안 될 수 있어요. 그런 탓에 기름을 최대한 없애려 네 번에 걸친 기름 제거 작업을 해요. 처음 핏물을 빼고 물을 버린 뒤 고기를 삶아 일일이 속에 기름을 다 파내요. 두 번째 삶아 물을 급하게 식히면 기름만 위로 뜨죠. 이후 두 번 더 반복해 기름을 제거해요. 솔직히 저희 음식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천연소스를 사용해 기가 막히게 맛있지는 않아요. 첫맛은 별로지만 뒷맛이 괜찮아 집에 돌아가서 생각나는 음식이죠”ⓒ
그리 맛있지 않다는 이 대표의 말에 큰 기대 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말과 달리 부드러운 매운맛이 입안을 자극했고, 두툼한 고기 육즙이 입안에 큰 기쁨을 줬다. 적당히 쫀득한 고기와 그 고기를 덮은 붉은 양념이 어우러져 감동적인 맛을 전했다. 이 대표가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라 부산ㆍ울산ㆍ대구 등 각지에서 찾아온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이곳 매운 소갈비찜은 기호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기름을 빼는 작업을 하려면 새벽 4~5시에는 일어나야 해요. 피곤하고 힘들지만 택시기사들이나 멀리서 온 분이 인정해주니 신이 나서 음식을 준비하죠. 저는 저희 가게를 맛집이 아니라고 표현해요. 자극적이게 맛있는 게 아니고 집에 가면 생각나서 사람들을 다시 오게 만드는 음식이라는 자신감 때문이죠”ⓒ
가마골에는 소갈비찜과 함께 먹으면 좋은 시원한 막국수도 있다. 매콤한 고기 한 점과 막국수는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다. 거기에 갈비탕도 있다. 따뜻한 육수가 목을 감싸니 편안함을 전해준다.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메밀전도 맛의 균형을 맞추는데 한몫한다. 모든 음식을 먹고 나니 맵고 자극적이지 않아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기분 좋은 포만감을 전해줬다.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 음식이 있지만 이런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을 전하는 음식도 있는 법.
“가게를 운영하기 전 집에 놀러온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면 ‘맛있다’ 보다는 ‘특별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계속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특별한 가게로 남고 싶어요. 사람의 몸을 해치지 않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목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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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양산시 북정동 삼성7길 17번지
■ 연락처: 362-2020
■ 운영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 (2ㆍ4주 일요일 휴무)
■ 가격: 매운 소갈비찜(대 4만5천원, 중 3만5천원, 소 2만5천원), 왕갈비탕(8천원), 물ㆍ비빔 막국수(보통 6천원, 곱빼기 8천원), 메밀만두(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