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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위기의 한국농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기획/특집

위기의 한국농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10/13 17:25 수정 2016.04.21 17:25
단순 농업 생산물, 가공 거쳐 부가가치 극대화
관광ㆍ체험ㆍ서비스 접목해 새로운 시장 개척

한국 농업은 위기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위기를 넘어 이미 사라져가는 단계라고까지 주장한다. 근대 산업화 이후 제조업이 국가경제를 이끄는 과정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지 못한 게 큰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쟁력 없는 한국 농업에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파도까지 밀려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일부 농가에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형태와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그들 모두 ‘6차산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토대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6차산업으로 개별 농가 소득은 물론 지역 전체 경제 성장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6차산업에 대한 국내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ㆍ외 6차산업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 농업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위기의 한국농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② 마을 전체가 체험 무대… 구석구석이 ‘감미롭네’
③ 주한미군이 농사를? 체험은 ‘아이디어’로부터’
④ 농사는 농사꾼이, 판매는 장사꾼이~
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프랑스 갈리농장
⑥ 치즈 하나로 세계 최고 마을이 되다
⑦ 와인ㆍ맥주… 관광 이끄는 독일 농업
⑧ 6차산업, 끊임없이 변화해야 생존한다

흔히 6차산업은 1차산업인 농업을 바탕으로 2차산업(제조업)과 3차산업(관광ㆍ체험ㆍ서비스 산업)을 접목한 복합산업을 의미한다.

이러한 6차산업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접목해 신성장 동력으로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창조경제가 창의ㆍ상상력, 과학기술, ICT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이란 점에서 6차산업과 궤적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업 생산물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하면 다양한 형태의 가공 상품(식품, 의약품,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과 관광 체험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6차산업을 위기의 한국 농업을 구해낼 구세주라 평가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상 자원에 상상력을 더하다
‘가공’이 가진 부가가치의 힘


정부는 6차산업 대표 사례로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을 손꼽는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알프스마을은 농촌지역이라면 존재하는 일상적인 자원에 상상력을 더해 지원 없는 순수 자립형 축제를 만들었다. 같은 장소에서 여름에는 ‘세계 조롱박 축제’를, 겨울에는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 등을 열어 청양지역만의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만들어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6차산업을 우리나라 농업경제의 대안이라 확신하는 걸까? 그것은 1차에서 2차, 2차에서 3차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 때문이다. 원료가 되는 생산물 즉, 농업에서 생산한 1차상품이 다양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부가가치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알밤은 kg당 보통 100원에 판매된다. 그런데 이 알밤을 굽거나 삶는 등 가공(2차산업)하면 100원에 판매하던 것을 500원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4천원짜리 알밤 40kg이 2만원의 소득을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상품가치가 없어 버려지던 하품(下品)의 경우 0원에서 2만원이라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이런 밤을 이용해 전분을 만든다면 부가가치는 더 커진다. 밤 40kg으로 4kg의 전분을 만들 수 있는데, 전분은 kg당 2만원에 팔리는 만큼 4천원짜리 밤 40kg이 가공 과정을 거치면 8만원으로 변신하게 된다. 0원의 가치가 8만원이 되는 것이다.  

↑↑ 지역 초등학생들이 양산농촌체험관광협회 소속 농가에서 농촌체험활동의 하나로 폐나무를 활용해 만들기를 하고 있다.


체험 등 각종 관광 상품 접목
무형 가치까지 상품화 가능


6차산업의 ‘가공’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알밤에 변형을 줘 ‘밤묵’을 만드는 게 ‘물리적 가공’의 끝이었다면, 알밤을 활용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천연 착색 보조제를 만들어 염색 산업에 활용하는 ‘변형된 가공’은 얼마든 가능하다. 여기에 밤 채취나 밤 고르기 등 체험형 관광을 기본으로 접목시킬 수 있다.

이처럼 6차산업은 하나의 생산물을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생산물 제작 환경 자체를 다시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영세 농업에서도 충분히 응용 가능한 산업이다. FTA로 사실상 세계 농업 시장 문이 열린 상황에 영세 농업 중심의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식의 농업 구조 개선은 고령화하고 있는 농업을 ‘생산적 복지’ 개념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 농촌 공동체성 회복에도 긍정적 기능을 하게 된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포함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먼저 각 농업별 생산물의 특징, 농장 환경,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유ㆍ무형 상품 개발이다.

단순 가공과 체험프로그램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 또는 지자체 역시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6차산업을 지역 농업계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서 장기적으로 농업이라는 산업의 구조 자체를 서서히 변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 건강한 체중관리 중점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물금초등학교 학생들이 매실 발효액 만들기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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