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ㆍ휴가철 버려지는 유기견 막기 위해 시작
섬세한 손길로 반려견 돌보는 공간 만들어 운영
쾌적한 환경에 특별한 사진ㆍ상태점검 등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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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강아지를 다른 곳에 맡기면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연휴에 반려견을 혼자 집에 둬도 괜찮을까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연휴나 주말에 짧은 여행을 가려고 해도 강아지를 데려갈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다. 항상 함께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견주들은 항상 고민이다. 이럴 때 대부분 강아지를 전문 업체에 맡기려 하지만 업체는 한 번에 많은 동물을 맡는 탓에, 과연 집에서 돌보듯 정성 들여 돌볼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강아지를 조금 더 섬세하게 보살피는 ‘펫시터’(pet sitter)가 등장했다. 펫시터는 한마디로 ‘강아지 돌보미’다. 국내에 처음 등장했을 때 뜨는 아르바이트로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자신의 집에서 전문적으로 펫시터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박진영(34, 동면) 씨는 지난 7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강아지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집은 깨끗하고 널찍한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이다. 잔디가 깔린 놀이방과 공놀이를 할 수 있는 옥상도 있어 강아지가 놀기 좋은 환경이다.
박 씨는 여름 휴가철 지인의 강아지를 돌보면서 펫시터를 시작했다. 강아지를 맡긴 지인이 만족하고 다른 사람에게 박 씨를 추천하면서 일을 이어갔다. 펫시터를 하기 전, 박 씨도 다른 견주처럼 강아지 맡길 곳을 고민했던 적이 있는데, 그런 고민이 전문 펫시터로 이어졌다.
또 맡겨질 곳이 없어서 버려지는 유기견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버려지는 유기견이 더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펫시터가 되기로 한 것.
“키우던 강아지를 야외에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 맡기려고 했는데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많았어요. 업체 다섯 군데 정도에 전화했는데 중성화가 안 됐고, 대형견이라는 이유로 거부했죠. 명절이나 휴가철에 강아지를 맡길 곳이 없어 버리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식으로 유기견이 생기는 게 안타까웠고, 제가 맡아주면 이런 일이 줄어들겠다 생각했죠”
박 씨는 다른 사람의 강아지를 맡아 키우면서 새로운 강아지를 알아가고, 짧은 시간 강아지의 부모가 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힘들어도 강아지를 잘 맡아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견주들이 걱정하지 않게 주기적으로 사진과 상태를 보내줘 반응이 좋아요. 제가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견주의 마음을 더 잘 알아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업체는 강아지를 무분별하게 받아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관리할 수 있는 정도만 받아요”
박 씨가 사는 동면 다방마을은 자연과 어우러진 작은 마을이라 강아지가 산책하기도 좋다. 박 씨는 집에 온 강아지는 자신의 강아지처럼 생각해 산책과 털 관리까지 무료로 해준다.
“5~8천원 정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펫시터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강아지를 저렴하게 돌봐준다고 해서 맡겼는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잃어버리거나 죽는 경우도 있죠. 심한 경우 강아지를 빼돌리기도 해요. 무조건 싸다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반려견을 잘 돌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꼭 돌보는 공간을 확인하세요. 그래야 우리 강아지가 잘 있을 수 있을지 확인이 되니까요”
박 씨는 강아지를 맡길 때 꼭 공간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맡기면 이후에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거나 죽는 등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펫시터가 돌보는 강아지가 많을수록 관리가 잘 안 되니 확인하고,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하라고 조언했다.
‘복돌이네 놀이방’ 문의 전화(010-6813-1105), 홈페이지(blog.naver.com/ patty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