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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농사는 농사꾼이 판매는 장사꾼이~..
기획/특집

농사는 농사꾼이 판매는 장사꾼이~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5/11/03 17:20 수정 2016.04.21 17:20
■ 주민 참여형 6차산업 ‘가파도 청보리축제’
연간 2만5천여명 방문… 보리 판매에 체험 수익까지
축제로 농산물 가치 상승, 연 4천만원 부가가치 창출

제주도는 민선6기 도정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위해 3대 정책방향과 8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기반산업 내실ㆍ고도화를 위해 ▶친환경 6차산업화를 통한 신개념 농ㆍ축ㆍ수산업 운영 ▶융ㆍ복합형 창조관광 육성을 통한 관광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정책과제로 내새웠는데 결국 현재의 농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찾겠다는 의미다.

<글 싣는 순서>

① 위기의 한국농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② 마을 전체가 체험 무대… 구석구석이 ‘감미롭네’
③ 주한미군이 농사를? 체험은 ‘아이디어’로부터’
④ 농사는 농사꾼이, 판매는 장사꾼이~
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프랑스 갈리농장
⑥ 치즈 하나로 세계 최고 마을이 되다
⑦ 와인ㆍ맥주… 관광 이끄는 독일 농업
⑧ 6차산업, 끊임없이 변화해야 생존한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고 관광지다.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가 1천8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는 6차산업을 위한 기본 바탕이 잘 마련돼 있다는 의미이며, 제주도가 도정 제1목표로 6차산업 활성화를 내 건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도에는 24곳의 6차산업 인증사업체가 있다. 이 가운데 마을 주민이 주도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마을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혜택을 공유해 소득을 높이는 형태로 기업(법인)형, 마을단위 6차산업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주민이 직접 기획ㆍ판매까지
주민 주도로 발전 거듭해


우선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주민 주도형이라는 점에서 특징을 가진다. 지역 특산물인 청보리 재배, 판매 체험을 바탕으로 축제를 열어 연 2만5천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연간 농가 소득이 4천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은 수익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축제를 직접 기획ㆍ운영하고 있으며, 수산자원 고갈, 농어업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주민이 축제를 기획ㆍ운영한 것은 아니다. 최초 3회까지는 외부 행사 전문 업체에 위탁했는데, 일부 주민이 축제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축제 수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자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형태로 바꾼 것이다.

수익은 청보리 판매와 자전거 대여, 소라줍기 등 체험프로그램, 민박과 보리밥 판매 수익 등이다. 청보리 판매는 농가에서 생산한 청보리를 일단 청보리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축제 추진위)에서 전량 수매해 이를 관광객에 판매하거나 가공 기업에 납품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농가 입장에서는 판매에 대한 걱정이 없다.
 
더불어 농사를 짓지 않는 주민 역시 축제 기간에 해조류 판매로 수익을 창출해 축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현재 이들은 해조류 판매뿐만 아니라 문어잡기 체험 등을 기획하며 축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상품 판매 고민 줄이려
2차 가공은 전문 업체에 맡겨


현재 축제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명환 이장은 “청보리축제를 하기 전에는 연간 1만명 정도가 우리 섬을 찾았고, 그 가운데 6천명은 낚시꾼이었다”며 “이제는 약 4만5천명이 가파도를 방문하고 청보리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 진명환 위원장


축제 추진위는 현재 축제용 보리 판매를 넘어 가공 산업에도 많은 신경을 쏟는다. 다만 직접 가공을 하기 보다 안정적인 판매처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마을에서 생산하는 100톤의 보리 가운데 40톤 정도만 마을에서 직접 포장ㆍ판매하고 나머지는 가공업체에 넘긴다. 축제 추진위가 농민들이 보리 생산에만 집중하고 판매 문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판로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영세한 우리나라 농가 특성을 고려했을 때 투자비가 많이 드는 가공분야를 생산자가 아닌 전문 업체에 맡겨도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물론 남은 과제도 있다.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관광객 수요에 맞게 숙박 등 각종 지원 시설이 필요하다. 청보리축제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 지원도 필요하다. 숙박이나 관광지 조성 등 시설 설비에 드는 비용이 적잖은 만큼 소모성 예산이 아닌 곳에는 지원을 통해 사업 활성화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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