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은 보행자의 날이다. ‘보행교통에 대한 국민적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법률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자동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보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념일까지 제정했지만 현실에서 보행자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위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보행자를 위한 인도에서마저 각종 불법 설치물, 적치물에 밀려 위험한 도로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공사가 한창인 물금신도시 가촌 일대는 공사장 근처 인도 대부분을 공사 자재가 점령해버렸다. 보행자들이 공사 자재들로 단순히 통행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도로로 내몰리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은 상황이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 인근은 신도시 조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3단계 구간으로 지난해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최근 상가 공사가 활발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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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활발한 만큼 보행자 안전은 뒷전이다. 현장 대부분 공사 자재가 인도를 완전히 뒤덮는가 하면 현장사무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를 인도 위에 설치해 인도로는 통행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여러 곳이다.
최근 이곳은 증산역에서 신도시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이어서 증산역 개통 이후 보행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점점 높아진다.
물론 인도 점령은 물금 신도시 공사 현장에만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시내 번화가는 상가에서 설치한 입간판과 풍선간판 등으로 보행통로를 막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번화가를 벗어나도 인도를 가로막는 각종 방해물들은 널려있다. 때론 공공기관에서 설치한 시설물이 보행자 발걸음을 가로막기도 한다. 그만큼 너 나 구분할 것 없이 보행자 안전이나 보행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행자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도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가 된다. 몸이 불편해 실내에서 머무는 경우만 아니라면 피할 수 없는 게 보행이다. 보행자의 날을 따로 제정해 기념하는 이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사 편의와 상가 이익에 위협받는 보행 안전이 언젠가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