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비단결 같은 물길 위로 펼쳐지는 삼천궁녀 이야기..
기획/특집

비단결 같은 물길 위로 펼쳐지는 삼천궁녀 이야기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5/11/10 17:18 수정 2016.04.21 17:18
■ 옛 백제 중심 백마강 누비는 황포돛배

낙동강은 예로부터 지역 간 교류와 물자 수송을 위한 교통로였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이후 하천 기능에만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 하천 생태공원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낙동강 뱃길이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뱃길 문화관광루트 조성을 통해 낙동강 경관과 생태, 문화, 관광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지난해 8월 취항한 낙동강 생태탐방선과 함께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의 뱃길 사업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다시 열린 낙동강 뱃길… 낙동강 에코호
② 순천만의 자연을 한눈에 생태체험선
③ 문화를 실어나르는 영산강 황포돛배
④ 삼천궁녀 낙화암 옛이야기 품은 백마강 유람선
⑤ 낙동강 뱃길, 양산 관광 블루오션 될까


부여군, 낙화암ㆍ고란사 등과 연계한 뱃길 관광상품 개발
연간 이용객 17만여명 ‘인기’…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비단결 같은 강물이 흐른다고 해 이름 지어진 금강. 금강은 부여읍 규암면에 이르면 비로소 백마강(白馬江)이라고 불린다. 대개 부여읍(扶餘邑) 정동리 앞 범바위(호암: 虎岩)에서부터 부여읍 현북리 파진산 모퉁이까지 약 16㎞ 구간을 백마강이라 한다. 백제 무녕왕 시대 기록에 금강을 ‘백강’(白江)으로 표기했고, 역사적으로 말(馬)을 ‘크다’는 뜻으로 써온 것을 보면 백마강은 곧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마강 일대는 538년(성왕 16년)에 국도를 웅진에서 사비성(泗沘城)인 부여로 옮겨, 660년(의자왕 20년) 백제가 멸망할 때까지 백제 심장부였다.

부여군은 백제 고도(古都) 인프라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뱃길 복원에 눈을 돌렸다. 지난 2005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한 백마강 뱃길 복원 사업은 선착장 12억원, 황포돛배 척당 3억5천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현재 황포돛배 5척을 운항하고 있다. 부여군이 운항하는 황포돛배(목선)는 24톤 규모로, 승선인원은 최대 75명이다.    

백마강 뱃길 사업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점은 운항구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구드레나루터를 출발해 고란사 나루터까지 운항시간이 1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백마강을 끼고 있는 낙화암과 고란사라는 유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낙화암

부소산에 있는 낙화암(落花岩)은 660년(의자왕 2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羅唐聯合軍) 침공으로 함락되자 궁녀 3천여명이 백마강 바위 위에서 투신해 죽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곳이다. 궁녀들이 뛰어내릴 때 무서워 치마로 얼굴을 가렸는데, 그 모습이 꽃이 떨어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낙화암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제 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기록이 없는 고란사(皐蘭寺)는 일설에 의하면 원래 백제 왕을 위한 정자였다고 하며, 또 궁중 내불전(內佛殿)이었다고도 전한다. 백제가 멸망할 때 낙화암에서 사라져 간 삼천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1028년(고려 현종 19년)에 지은 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절 뒤편에는 고란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을 먹으면 한 사발에 3년씩 젊어지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약수를 많이 마셔 아이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 백마강 뱃길 사업의 관문인 구드레 나루터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에서 황포돛배를 타면 곧바로 고란사와 낙화암을 둘러볼 수 있다. 일종의 셔틀버스 개념이다. 뱃길 자체로는 볼거리가 없지만 이들 유적과 연계되면서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탄생했다.
↑↑ 낙화암에서 바라본 황포돛배

백마강 황포돛배는 하루 최대 50회까지 운항한다. 성수기에는 하루 1천700여명이 탑승하기도 한다. 연간 이용객은 17만여명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2월~3월까지 이용객이 줄어 운항을 중단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부여군은 “백마강 뱃길 사업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실상 성수기 6개월 수익으로 1년을 운영하고 있어 인건비를 제외하면 큰 수익은 없지만 지자체에서 직영하는 뱃길 사업과 달리 적자를 보지는 않는다”며 “뱃길 사업 자체 수익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