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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한글 공부 계속하고 싶어요”..
사회

“한글 공부 계속하고 싶어요”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5/12/08 09:01 수정 2015.12.08 08:55
이주노동자 무료 한글교실

종합운동장 복도에서 수업

강의실 못 구해 폐교 위기



2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외국인노동자의집 이주노동자 한글교실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종합운동장 내 회의실에서 한글교실을 진행해왔으나 다른 단체가 입주하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종합운동장 내 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실마저 비워줘야 할 상황에 처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은 1997년 이주민 인권 보호를 위해 창립된 비영리민간단체로, 창립과 동시에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19년째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무료 한글교실을 운영해왔다. 한글교실은 자원활동가와 이주노동자 1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강의실로 사용하던 종합운동장 회의실에 지역 문화단체가 입주하면서 강의실을 찾지 못해 임시로 운동장 복도에 돗자리를 깔고 맨 바닥에 앉은 채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겨울로 접어들면서 난방이 안 되는 복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로 손이 얼어 더는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실마저 조만간 비워줘야 할 처지다. 양산시는 지난 2011년 9월 <양산시 체육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면서 종합운동장 임대 사무실에는 체육 관련 단체만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 개정 당시 종합운동장에는 13개 시민ㆍ사회단체가 입주해 있었으나 외국인노동자의집을 포함한 5개 단체만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그대로 남아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의집은 양산시와 협의해 새로 개관한 양산시근로자복지관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복지관 운영계획과 맞지 않아 옮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외국인노동자의집은 업무 특성상 일요일에도 회의실 등을 써야 하지만 건물 유지ㆍ관리와 그에 따른 인건비 등을 이유로 근로자복지관이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노동자의집은 “시민 후원에 의존하며 상근활동가 활동비도 근근이 맞춰주고 있는 형편에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을 갖춘 사무실을 새로 얻어 나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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