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조용했던 상북어린이도서관에 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곳에서는 장난감을 가지고 즐거워하는 아이,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 평소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양산시공동육아나눔터’ 풍경이다. 이곳은 ‘공동육아’라는 말 그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고, 부모끼리 양육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양산지역에서는 처음 마련됐다. 아이를 돌보면서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형제ㆍ자매가 없는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을 때 찾아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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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공동육아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우리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돌보며 키워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육아는 오로지 부모의 몫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최근 다시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산지역 최초의 공동육아나눔터가 상북면에 둥지를 틀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시작했지만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아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육아의 미래를 그려봤다.
아이 돌봄, 재능기부 품앗이 계획
지난 10월 상북어린이도서관과 함께 문을 연 공동육아나눔터는 삼성생명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지원하고 양산시가 운영 중이다.
문을 연 지 이제 2달 남짓. 아직 활성화됐다고 말하기엔 미흡한 점이 많지만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고 있는 주민은 이곳에서 다양한 육아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공동육아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 강의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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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재능기부나 다양한 주제 활동에 대한 지원방안, 아이 돌봄 등 아이 연령에 맞춘 가족품앗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가족품앗이는 과거 이웃끼리 자신이 가진 재능, 물품을 교환해온 우리 조상들의 공동체 정신을 이은 활동이다.
이웃에게 아이 돌봄을 부탁하거나 아이와 함께 배울 수 있는 학습프로그램에 대한 재능기부 등 공동육아에 필요한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고 있는 한 주부는 “나에게 있어 육아는 전쟁이었다. 아이가 왜 우는 지, 엄마 마음도 모르고 저리 떼를 쓰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혼자서 아이와 몇 달을 씨름하던 어느 날 우연히 동네에 생긴 육아나눔터를 찾아갔다. 나와 비슷한 엄마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보니 육아가 전쟁이 아닌 아이와 쌓아가는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내 아이를 믿고 아이를 지지해주고 칭찬할 수 있게 됐다”며 공동육아나눔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도서ㆍ장난감 무료 대여 인기
공동육아나눔터에서 함께 육아를 고민하는 일 외에도 부모들 관심을 끄는 것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과 장난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장난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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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관과 한 공간에 위치한 특성 탓에 어린이 관련 도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나눔터 내에 비치된 장난감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단 자녀와 부모가 함께 입장해야 한다. 또한 한정된 공간과 시설을 많은 이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하루 3번(오전 10시~오전 11시 50분, 오후 1시~오후 3시, 오후 3시~오후 5시)으로 시간대를 구분해 하루 한 번만 이용가능하다.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아동과 가족 또는 보호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가지고 방문해 간단한 가입절차를 거치면 쉽게 대여할 수 있다.
이곳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반달놀이 지붕차, 키친놀이, 러닝홈, 피아노 책상 등 시중가격이 20~30만원에 달하는 고가 장난감을 포함해 200여종의 장난감이 마련돼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은 물을 포함한 음식물은 반입할 수 없으며, 현장에서 대여하는 장난감 외 개인 장난감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또한 장난감에 필요한 건전지는 개인이 구입해 사용해야 하며, 대여한 장난감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임대할 수 없다. 규정을 어길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고, 장난감 파손이나 분실의 경우 규정에 따라 변상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이니만큼 손소독은 물론, 이용 후 반납할 때 바로 제균 제품을 사용해 닦고, 매일 스팀살균제품으로 소독하는 등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평일 기준 20~30명, 주말 기준 50~60명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자는 주로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녀오거나 보호자와 함께할 수 있는 오후에 집중되는 편이다.
문의 양산시공동육아나눔터(상북어린이도서관 내, 상북면 반회서7길 14-16) 전화 374-4568.
↑↑ 수유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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