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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복 입은 학생 안전지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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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입은 학생 안전지킴이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5/12/29 09:36 수정 2015.12.29 09:30
중부초 건널목서 학생 안전 책임지는 진성권 씨

“5년간 교통지도, 다른 봉사활동도 이어갈 것”



끽!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양주동 동대장으로 부임한 진성권(54, 사진) 씨는 2010년 3월 처음 이 소리를 들었다. 그는 며칠째 반복되는 소리가 신경 쓰여 원인을 찾아 나섰다.

“소리가 사무실 근처 중부초 앞 건널목에서 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아이들을 위험에서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죠. 그런 다음날 바로 건널목으로 나갔어요”

중부초등학교 앞 건널목은 ‘스쿨존’ 임에도 위험하다. 아이들은 신호가 바뀌자마자 뛰고, 차는 빨간불이 되기 전에 건널목을 지나가려 속도를 내기 때문.  

“출근 전 건널목을 찾아가니 한 남자가 건널목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있었어요. 정성용 씨였죠. 아는 사이라 반갑게 인사했고, 혼자 교통안전지도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후 예비군 훈련이 없는 날은 그를 도와 출근 전 안전지도를 하기로 결심했죠”

진 동대장은 정성용 씨가 안전지도를 하는 오전 8시 25분보다 빠른 8시에 중부초로 간다. 진 동대장은 8시 40분까지, 정 씨는 9시까지 안전지도를 하는 것. 그렇게 두 사람이 힘을 합쳐 5년 동안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책임지고 있다.     

“안전지도를 해도 위험 상황이 발생하죠. 차가 학생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기도 해요. 그래도 제가 지도하는 5년 동안 사고는 없었어요. 신호가 바뀌기 전 미리 경광봉을 들고 학생들을 막거든요. 가끔 통제에 따르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차도 있어 걱정이에요”

진 동대장이 5년 동안 꾸준히 교통안전지도 봉사를 한 이유는 자신의 조그만 노력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는 현역시절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힘써왔다.

“봉사는 처음 하는 게 어렵지 한 번 하면 정말 쉬워요. 누군가 도울 수 있다는 것,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는 것이 좋아 계속 하게 되요. 가끔 제게 반갑게 인사하는 졸업생을 만나면 뿌듯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중부초 건널목에서 아이들을 지키던 진 동대장은 1년 뒤 근무지를 옮겨야 한다.

“다음 근무지와 가까운 곳에서도 봉사할 생각이에요.  건널목지킴이 이외에 주말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몸이 움직이는 한 계속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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