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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뜬금없이 셰익스피어 연극제가 왜 캐나다에서 열릴까? 1830년대 이곳에는 스트랫포드 여관(Stratford Inn)이 있었다는 이유로 지명이 스트랫포드가 됐다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마을이 영국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븐(Stratford Upon Avon)이란 것을 빼면 셰익스피어와 눈곱만큼도 연관성이 없다.
1950년대 마을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톰 페터슨이라는 지역 출신 기자가 주축이 돼 ‘셰익스피어’와 ‘연극’을 주제로 지역 특성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당시 뜬금없는 주장에 말도 안 된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결국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이를 수용했고, 1953년 연극제가 시작됐다. 이제는 그 말도 안 되는 연극제가 인구 3만여명의 마을 전체를 먹여 살리는 세계 3대 영어 연극제로 발전해 축제 기간이면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
양산웅상회야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야외극’이라는 축제 콘셉트를 꺼내 들었다. 캐나다 스트랫포드 셰익스피어 연극제와 마찬가지로 웅상은 야외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영국과 지명이라도 같은 캐나다 스트랫포드보다 더 연관성이 없다. 요즘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말로 “웬 열~”(웬일이니?)이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는 경기도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차용했다고 한다. 거리극 역시 안산시와 별다른 연관이 없지만 2005년부터 시작한 이 축제는 다양한 주제와 경쟁력 있는 공연 콘텐츠로 축제 시상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피너클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웅상회야제 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나온 ‘야외극’ 콘셉트가 기대되는 이유다. 분명 지역 역사와 문화, 자연을 주제로 축제 콘셉트를 잡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이지만 그 ‘뜬금없음’이 더욱 기대된다.
오창호 영산대 교수가 용역 보고회에서 말했듯 역사는 울산에 뺏기고, 문화는 부산에 뺏긴 웅상(양산)의 상황에서 지역 축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