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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칼럼] 지역 주간신문의 존재 이유..
오피니언

[화요칼럼] 지역 주간신문의 존재 이유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6/01/26 11:22 수정 2016.01.26 11:15




 
↑↑ 윤장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언론학 박사과정
 
1609년 1월 15일 독일 최초 신문이 발행됐다. ‘Aviso Relation oder Zeitung’이라는 이름의 주간신문이다. 한국어로 ‘통보 통지, 신문’ 정도로 의미가 전달된다.

400년 신문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은 오늘날 129개 신문사가 일간신문 351개와 주간신문 21개를 발행하고 있다. 일간신문 가운데 독일 전역으로 배송되는 전국지가 7개, 지역에서 배송되는 지역신문이 336개 그리고 가판 전용으로 판매되는 신문이 8개다.

한국 신문 시장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점은 지역신문 336개(1천250만부)에서 기록하는 판매 부수가 전국지 7개(113만부)보다 더 많다는 것과 주간신문사(21개)가 일간신문(351개)에 비해 크게 적다는 점이다.

한국의 신문 시장은 어떠한가? 한국의 종이신문은 총 1천313개사가 1천541개 신문을 발행하는데, 일간신문 205개와 주간신문 1천336개로 구분된다. 일간신문 가운데 전국지가 34개, 지역신문이 114개 그리고 경제, 스포츠와 그 외 전문 일간신문이 57개다. 주간신문은 다시 전국지 70개와 지역 주간신문 539개 그리고 전문 주간신문 728개로 나타난다.(한국언론연감 2014)

독일 지역신문의 영향력

독일 신문 시장에서 나타나는 지역 신문 영향력은 독일의 정치적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14, 15세기 유럽 정치 상황을 살펴보면, 영국과 프랑스는 일찍이 상업과 공업의 번성으로 전국적 연쇄가 성립되고 이에 따라 정치적 중앙 집권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동일한 번성이 독일에서는 그저 지방 중심지들을 축으로 하는 지방별 이해의 결집만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지역 분권화는 1871년 비스마르크 재상의 민족국가 통일 이후에도 나타나는데, 그 형태가 바로 오늘날 연방국가의 정치적 구조다.  

내 주변 이야기를 다루는 지역신문

몇몇 대형 신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한국 신문 시장 구조는 기형적이다. 아니 직설적으로 한국식 자본주의적이다. 11개 대형 신문사가 전체 종이신문 시장, 즉 1천541개 신문사 매출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11개 대형 신문사 간에도 그 영향력은 다시 조ㆍ중ㆍ동으로 집중된다. 이들은 신문을 넘어 방송시장까지 그 자본과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이 글에서는 한국 언론 시장의 문제점 논의를 피한다)

전국지 몇 개가 수용 가능한 지면과 보도 역량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지역인들 이야기는 지역언론이 담당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지역인들은 자신들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역 내 문화 행사에서부터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지역신문 주요 소재다. 특히, 540여개 지역 주간신문은 전국 최소 행정구역까지 씨실과 날실로 뻗어 있다.

지역인들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군 캠프에서 유출된 기름 이야기, 강정의 해군기지 공사와 지역인 갈등, 시장과 군수 등 공직자 탐관오리와 매관매직,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피해 주민의 실상 등 지역신문 속에 폭로되고 개선되는 삶의 변화가 너무나도 많다.
 
모두 전국지에서 볼 수 없는, 전 국민적 관심에서 일개 지역 문제로 축소되거나 잊혔기에 외면당하는 내 주변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나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무엇을 볼 것인가?

독일 지역신문이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지역인의 지역에 대한 높은 관심도다. 그래서 독일 전국지는 대개 국가의 총체적 문제를 주요 기사화하거나 핵심 이슈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의 신문 구독 습관은 너무나 기형적으로 ‘서울 이야기’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은 오히려 지역 내 정치적 공론장 형성에 저해 요인이 된다. 내 주위 삶이 어떤 이해관계에서 작동되는지를 외면한 체, ‘서울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격이다.

이제 습관적으로 대하던 전국지 신문은 조금 멀리하고 지역 신문에 관심을 가져 보자. 왜냐하면, 민주주의 사회 형성은 자신이 정치적 주체임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며, 그 최소 단위는 바로 내 주변이다. 그래서 필자는 주간지 전문 잡지 하나와 지역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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