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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집을 찾은 단골과 추어탕 한 그릇에 남기고 간 추억은 셀 수 없이 많다. ‘보시’(자비심으로 남에게 재물이나 불법을 베풂)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남들과 나누려 했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손맛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15평 작은 가게를 두고 북정에 좀 더 넓은 가게를 차렸다.
북정과 물금에서 ‘언덕집’을 운영하는 최옥연(74), 이재근(41) 모자 이야기다. 이 씨는 물금읍에서 추어탕을 끓여온 어머니 손맛을 고스란히 가져와 북정점 언덕집을 차렸다. 그는 새 지점을 내면서 재료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추어탕에서 가장 핵심 재료인 미꾸라지를 100% 자연산으로 받아와 요리한다고.
이 씨는 “제가 알기로 저희가 부산ㆍ경남에서 유일하게 100% 자연산 미꾸라지를 사용하는 가게죠. 미꾸라지에 소금만 쳐봐도 알 수 있는 자연산의 생명력과 힘을 무시할 수 없었죠. 밥 한 끼로 진정한 보양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미꾸라지를 비롯해 추어탕 맛을 좌우하는 된장부터 쌀 하나까지 좋은 재료를 찾으려 노력했죠. 어머니와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 중에 가장 질 좋은 재료를 내 줄 사람과 직접 계약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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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부터 쌀, 콩 등 재료 엄선
된장과 간장은 물금읍 본점 최 대표가 직접 담근 것을 사용한다. 두 모자는 ‘손맛이 아닌 재료 맛’을 고집하며 이밖에 다른 재료도 수소문해 가장 좋은 것으로 받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전북 김제시 자연산 미꾸라지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전북까지 올라가 미꾸라지 잡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물건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후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콩, 경북 예천군 비제초제 우렁이 쌀, 충남 보령시 첨가제 없는 토굴새우젓을 받아왔다. 거기에 물도 최 대표가 직접 길러온 암반수를 사용하고, 소금도 천일염을 쓴다.
이 씨는 “어머니는 시장에서 30년 동안 채소 장사를 해 좋은 재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잘 아세요. 어머니와 함께 많은 사람을 만났죠. 재료 하나에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나니 다른 재료에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냥 전화해서 물건만 받을 수 있었지만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해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고 밝혔다.
↑↑ 자연산 추어탕 정식 상차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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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새왕만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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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느껴지는 든든한 한 끼
모자의 지난 노력이 담긴 추어탕 한 그릇이 나왔다.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추어탕. 바라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든든해진다. 최 대표가 직접 만든 산초ㆍ들깨가루와 마늘, 고추를 넣어 한 숟가락 떠올리니 재료들이 한 데 어우러진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입속 한 가득 추어탕으로 채우니 자연의 맛이 느껴졌다. ‘그래, 이게 바로 자연의 맛이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실제로 추어탕을 맛본 사람은 하나같이 처음에 약간 비린 맛이 나는데 몇 숟가락 더 뜨면 거기서 오는 감칠맛이 너무 좋다고 표현한다.
그렇게 자연의 맛에 매료돼 먹다보면 배가 불러온다. 기분 나쁜 배부름이 아닌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밥 한 끼가 주는 ‘든든함’이었다. 반찬 하나도 최 대표가 농사지어 기른 신선한 재료로 만든 반찬이 든든한 밥 한 끼를 완성한다. 반찬 농사는 겨울에는 하지 못해 새벽시장을 찾아 좋은 재료를 가져온다고.
이 씨는 “저희 어머니는 손님들에게 ‘할매’라 불리죠.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은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어머니가 가족을 생각하며 만든 음식이 주는 손맛에 ‘가족’을 느끼고 가시죠”라고 말했다.
언덕집은 지역 사회 환원이라 생각하며 지역아동센터, 노인정 등에 쌀과 추어탕, 장학금을 나눠왔다. 손님을 돈이 아닌 ‘가족’으로 보기 때문. 두 모자는 밥 한 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 떡갈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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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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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경상남도 양산시 북정동 909-6
■ 연락처: 055-367-6271
■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마지막 주문 오후 8시 30분)
연중무휴(명절 당일 제외)
■ 가격: 자연산 옛날추어탕(1만원), (7천원), 떡갈비정식(6천원), 잎새왕만두(5천원).
* 70세 이상 어르신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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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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