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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빈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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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너희가 부른 노래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집에 돌아가 너희가 부른 동요를 다운받고, 몇 번을 반복해 들었어. 너희 덕분에 좋은 곡을 선물 받아 기쁘단다. 양산시민신문에 입사해 8개월 동안 참 많은 합창 공연을 봐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야.
“친구야 햇살이 따사로운 날이면 내가 너에게 구름이 되어줄게. 친구야 보슬보슬 비 오는 날이면 내가 너에게 우산이 되어줄게. 내가 기쁠 때 함께 웃고, 내가 슬플 때 함께 울고. 나는 너에게 사랑스런 선물이 되어주고 싶어”
발표회에서 너희가 부른 동요야. 이 가사처럼 서로에게 힘이 될 너희를 떠올리니 마음이 따뜻해졌어. 거기다 난타는 어찌나 열정적으로 치는지…. 북채를 손에 쥐고 박자에 맞춰 곡을 이어가는 모습에 내가 잃어버렸던 ‘열정’을 잠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어.
솔직히 고백하면 난 너희가 그렇게 공연을 멋지게 장식할지 몰랐어. 정신지체를 앓고 있거나 몸이 불편한 너희가 2주 만에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진 못했지.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할 것이라 생각했어. 맞아. ‘편견’을 가지고 너희를 바라봤어. 나도 평소 깨닫지 못했던 편견.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너희가 가진 가능성을 의심한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어. 그런 나에게 너희는 정말 좋은 공연을 선물해주더구나. 그런 너희에게 고마운 만큼 미안해. 공연을 보고 돌아와 이런 생각을 했어. 어쩌면 너희가 몸이 불편해서 겪는 고통보다 나 같은 사람이 너희에게 갖는 편견 때문에 더 힘들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한 사례를 감동이라고 표현하는 등 장애인을 하나의 이야기 소재로 삼곤 해. 이것 또한 우리 안에 있는 편견이지.
장애를 가진 호주의 유명 코미디언 스켈라 영(Stella Young)은 “장애는 나쁜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나는 당신들에게 영감이나 감동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어. 사람은 그냥 각자 조금 다르게 살아갈 뿐이지 다 똑같다는 의미겠지? 너희의 이번 공연에서 나는 그 의미를 다시 깨달았어. 진심으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