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북한이 공단 폐쇄로 초강경 대응하면서 개성공단에 진출한 양산지역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양산지역에서는 쿠쿠전자(주)와 (주)제시콤 두 개 업체가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해 왔다. 먼저 쿠쿠전자의 경우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쿠쿠전자측에 따르면 이번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손실액은 시설 피해만 약 100~1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생산 제품은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빠르게 시장을 넓혀 나가던 상황”이라며 “이번 (개성공단) 폐쇄로 직ㆍ간접 손실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제시콤의 경우 쿠쿠전자보다 충격이 더 크다. 제시콤은 광통신 부품과 인공치아 보철물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당시에도 30억원 가까이 직접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개성공단 법인을 별도 설립해 경영해 온 만큼 이번 공단폐쇄로 당장 수출 관련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 개성공단 폐쇄는 물품 미반출에 따른 1차 영업 손실(50억원 추정)은 물론 공단 현지에 구축한 생산설비마저 되찾을 길이 없어 피해규모가 크게는 2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시콤은 “현재 우리 생산 구조로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던 물품을 다른 공장에서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결국 국내에 별도 공장을 설립해야 하는데 정부 차원에서 시설 투자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행정당국의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물론 경남도와 양산시까지 나서 지원책을 찾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양산시는 “정부합동대책반에 기업전담지원팀을 구성하는 등 현재 정부에서 지원체계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경남도와 경남중기청 등을 통한 지원과 함께 우리 시에서는 중소기업시설ㆍ경영안정자금 등의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산시는 “일단 쿠쿠전자의 경우 국내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생산물량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해서 양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연계해 인력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며 “지난 18일 청년희망플러스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통해 120여명의 구직자가 현장에 면접을 봤고 쿠쿠전자는 이날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채용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제시콤의 경우 개성공단 법인 사무소가 경기도 고양시에 있기 때문에 현재 경기지방 중소기업청 담당으로 넘어간 상태다. 다만 양산시는 개성공단 법인과 별도로 양산지역에 있는 제시콤 본사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중소기업 시설ㆍ경영안정자금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도는 전국최초로 개성공단 폐쇄 피해기업에 대해 근로시간 연장을 승인했다. 경남도는 쿠쿠전자에 대해 오는 5월 18일까지 3개월 동안 특별히 근로시간을 연장하도록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쿠전자는 1주일에 10시간을 추가 근로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