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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회의원 예비후보 17명이 난립한 양산시는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들은 본인은 해법을 알고 있으며, 당선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누가됐든 선거가 끝나기만 하면 천지가 개벽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5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막상 민심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말뿐이었던 약속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탓이다.
공약이 관심을 끌지 못하니 더욱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어림잡아 사업비만 따져 봐도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은 가볍게 넘어갈 듯한 사업도 있다. 하지만 공약 어디에도 구체적인 사업비 규모나 확보계획은 없다.
막연히 될 거란 기대감일까, 아니면 말고 식의 빈 약속일까. 현실감 없는 공약은 우리나라가 양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혹자는 아직 예비후보 단계이니만큼 큰 방향성만 제시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분은 차후에 밝히겠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 환경이 변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아래로부터의 공천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당원 혹은 유권자는 무엇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가. ‘정책 대결’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구체성 없는 공약 대결은 결국 누가 유권자를 더 잘 유혹하는가 하는 ‘유혹 대결’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하나 따져봐야 할 점은 지금 예비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과연 국회의원의 역할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다. 어디에 무엇을 짓겠다던가, 어디를 어떻게 개발하겠다던가 하는 사업 대부분은 행정의 몫이다. 물론 국회의원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이어주면서 대형 사업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행정과 발을 맞추지 않고서는 몽상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는 시장을 뽑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양산에 무엇을 유치하는가 보다 양산시민과 국민을 대변해 중앙정치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럴만한 능력을 지녔는지에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너무 쉽게 뱉은 약속은 어기기도 쉽다. 쉽게 한 약속인지 깊은 고민 끝에 나온 약속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자. ‘세상을 바꾸는 약속’이 뒤집혀 ‘약속을 바꾸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정치는 곧 우리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