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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빗자루 손에 든 삼성동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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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 손에 든 삼성동 어르신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2/29 09:59 수정 2016.02.29 09:52
해강아파트서 시작해 문화원 앞까지 청소

매서운 추위 이겨내며우리 동네 위해 봉사



↑↑ 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박일순, 황금도, 이형도, 서경만, 김봉희, 이춘옥, 서말출 어르신.
지난 19일 아침 한겨울 서늘한 추위 속 어르신 7명이 삼성동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테이프와 노끈으로 감싸 직접 만든 듯 보이는 빗자루ㆍ쓰레받기를 들고 이곳저곳을 다닌다. 가만히 서 있어도 추운 날씨인데 장갑 하나에 의지해 거리를 청소한다.

어르신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삼성동 일대를 자발적으로 청소하고 있다. 서경만(78) 어르신을 대표로 박일순(76), 황금도(78), 이형도(79), 서말출(78), 김봉희(84), 이춘옥(83) 어르신이 함께하고 있다.

어르신들 청소는 2014년부터 시작됐다. ‘어르신 일자리사업’으로 삼성동을 청소하다 사업이 끝나는 기간인 12월부터 3개월간 일자리가 아닌 봉사로 청소를 해온 것이다.

황금도 어르신은 “올겨울에 바람도 많이 불고 너무 추워 목감기에 걸려 고생했다”며 “내일모레 여든이라 아프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나와서 청소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 중 나이가 제일 어린 박일순 어르신은 혹여나 추운 겨울 다른 어르신들이 청소하다 사고가 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어르신은 “동네가 깨끗해져 기쁘지만 보험이 없어 사고가 날까 걱정되기도 했다”며 “우리 동네가 깨끗하면 다른 동네에 본보기가 돼 양산 전체가 깨끗해질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청소한다”고 말했다.

이형도, 서말출 어르신은 혼자가 아니고 ‘함께’ 어울려 청소하니 수월하고 그것 나름의 재미도 있다며 웃음 지어 보였다. 3개월 동안 어르신들은 추위도 잊고 시민이 깨끗한 거리를 거닐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었다.

김봉희 어르신과 이춘옥 어르신은 “아침 공기도 좋고 우리가 청소한 자리를 돌아보면 뿌듯하다”며 “나이가 들면 불러주는 곳도 없고, 외로울 때도 있는데 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7명 중 대표를 맡은 서경만 어르신은 “저희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셔 감사한 마음에 보답하고자 일자리사업이 끝난 3개월간 거리 청소 봉사를 하게 됐다”며 “우리 동네를 지나다니는 시민에게 깨끗한 거리를 선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계속해서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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