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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산시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들 이야기
그들의 밤은 우리의 낮보다 숨가쁘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입력 2016/03/15 10:50 수정 2016.03.15 10:43
1천500대 CCTV 5인 1조 3교대로 24시간 감시

지역 곳곳 살피며 범죄부터 각종 사건ㆍ사고 예방




동면에 있는 양산시통합관제센터에는 양산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20명의 요원이 일하고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CCTV 화면 속 사건ㆍ사고에 집중하는 그들의 눈에 비친 양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섯 명의 요원을 만나 그들이 일하며 느끼는 애환을 들어봤다.

↑↑ 사진 왼쪽에서 부터 이성숙, 김순애, 강현미, 김무희, 정해영 모니터링 요원.


“야간근무를 서게 되면 너무나 긴장 돼요.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하루가 지나야 하는데 뭔가 일이 생길까 해서 걱정되기 때문이죠. 화면을 8시간 동안 보다 보면 눈이 피로하고 허리도 아프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잠들 수 없어요”

양산시도시통합관제센터를 찾아가 모니터링 요원들을 만났다. 현재 요원은 모두 20명이며 4조로 나눠 3교대로 365일 24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다섯 명의 모니터 요원은 동면ㆍ원동ㆍ상북ㆍ하북, 삼성ㆍ강서ㆍ소주, 양주ㆍ중앙ㆍ덕계, 서창ㆍ평산으로 나눠 1인 500대씩 각자의 CCTV를 꼼꼼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모니터 요원들은 조용한 화면 안에 있는 시끄러운 사건ㆍ사고를 많이 찾아내 해결해왔다.


근무 특성상 졸음ㆍ지루함과의 싸움
어쩔수 없이 사람들 훔쳐봐 미안하기도


다섯 요원 중 가장 맏언니인 김순애(59) 요원은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됐다. 모니터 요원으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에 대한 열의와 흥미는 그 누구보다 대단했다. 그는 의심스러운 장면이 보이면 집요하게 사건을 바라봤고, 피곤하거나 힘들 때는 일상의 작은 재미를 찾았다.

“어떤 사람이 같은 장소에 뭔가를 두고 가는 장면이 보여 며칠 관찰했죠. 꾸준히 관찰해본 결과 그 사람이 쓰레기를 모아 불법으로 소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제가 그 사건을 보고했고, 경찰이 조치를 취하자 그 이후로는 소각하지 않았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그리고 조용한 낮에도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 아이들이 자전거 묘기 부리는 것 등 잔잔하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재미도 느끼고 있어요”

모두가 잠든 시간에 일하는 것은 피곤하고 힘들기 마련이다. 김무희(55) 씨도 일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었다.

“같은 것을 계속 보지만 그래도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루하지 않아요. 야간 근무는 가끔 지치고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럴때 화면 안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도 해요. 가끔 술에 취한 사람들이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하거든요. 그럴때는 얼른 다른 화면으로 돌려버립니다.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치부를 들여다보는 듯해서 좀 그렇더라고요”


사건 해결 과정 지켜보는 재미도 솔솔
술ㆍ담배 학생들 보면 엄마로서 마음 아파


생소한 직업인 데다 야간근무를 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고민했던 요원도 있었다. 현재 2조 반장을 맡은 강현미(44) 요원은 2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강 요원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자녀가 중ㆍ고등학생이라 3교대로 일하는 게 걱정됐다고 한다.

“애들이 어리니 걱정이 됐는데 막상 부딪히니 그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됐어요. 야간을 전혀 해본 적이 없어 걱정되기도 했는데 피곤하긴 하지만 사건, 사고를 해결하고 나면 뿌듯하고 집에 돌아가면 괜히 기분이 좋죠”
하지만 강 요원은 청소년과 관련된 사건, 사고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제 자리는 청소년이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게 많아요. 아이 키우는 엄마라 그런 부분이 제일 안타깝죠. 자전거 절도하는 모습을 예전에 같이 일하던 언니가 신고했었어요. 바로 잡았는데 고등학생이었죠. 고등학생은 어른과 달라 조금 어설퍼 그곳에 한 시간 넘게 있다가 잡힌 거예요. 청소년 사건, 사고가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강 요원과 마찬가지로 2년을 일한 이성숙(46) 요원은 사건 해결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언론을 통해서만 어떤 범죄에 CCTV가 활용됐다고 들었었는데 직접 해보니 이런 과정을 거쳐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화면이 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계속하다 보니 어디가 우범지역이고 사각지대인지 알 수 있었고,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었어요. 시민 방범과 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었을 때 특히 뿌듯하고 좋죠”

24시간 시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요원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정해영(54) 요원을 비롯한 모든 요원이 직업병을 이겨내며 일하고 있었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할 때는 그냥 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 이제야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어요. 화면만 보는 이렇게 쉬운 일이 어디 있냐 했는데 근무 시간이 계속 바뀌어야 하고, 살면서 야간 일을 해본 적이 없으니 적응이 힘들었죠. 야간 일을 하게 되면 사람이 몽롱해지고 허리도 아파요”

↑↑ 양산시통합관제센터 이성숙 모니터링 요원이 지난 11일 물금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CCTV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모니터만 보다보니 시력 떨어지기도
시민 안전 이바지한다는 생각에 보람


모든 요원이 입을 모아 눈이 제일 피로하다고 했다. 일을 시작할 때보다 시력이 떨어진 요원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요원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시민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5대 범죄 3건, 청소년 비행 269건, 경범죄 169건, 교통안전 62건 수배차량 1건, 재난재해 7건, 기타 62건으로 모두 574건의 사건ㆍ사고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사건사고 증거자료 확인을 위해 영상정보를 모두 986건을 제공했으며 영상자료 분석을 통해 범인확인과 증거자료로 활용된 것도 330건에 달한다.

양산의 사건, 사고를 지켜보는 요원들의 노력이 있기에 시민이 안전하게 귀가하고 생활할 수 있다. 이들의 역할로 양산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더 줄어들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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